하정우 주연 영화 '터널'(김성훈 감독)과 수애·오연서의 '국가대표'(김종현 감독)가 한 날 동시에 베일을 벗었다.
지난 10일 나란히 개봉한 두 작품의 첫 번째 경쟁 상대는 한 주 앞서 개봉한 '덕혜옹주'(허진호 감독). 하지만 영화계는 '터널' '국가대표2'의 대결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한 남자와 구조 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동시에 그린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도전기를 담았다.
'터널'과 '국가대표2'는 배급사부터 작품, 배우까지 얽히고 설킨 인연이 있다. '국가대표2'는 2009년 개봉한 '국가대표'의 후속작. '국가대표'를 이끈 배우는 바로 하정우. '국가대표2'는 누적관객수 800만 명을 동원하며 '국가대표2' 제작 원천이 된 '국가대표' 주연 배우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또한 '국가대표2'는 '국가대표' 배급사였던 쇼박스가 아닌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 맡으면서 여름시장 대형 배급사가 개봉하는 영화를 포함한 빅4 자리에서는 밀렸다. 운명처럼 '터널'의 배급사는 바로 쇼박스. 쇼박스는 하정우를 앞세운 '터널'로 여름 시장 공략 작전을 세웠다. 이와 함께 '1000만 요정; 오달수는 '터널' '국가대표2' 두 작품에 모두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개봉일이 같은 날로 정해지면서 겹치기 아닌 겹치기 출연이 된 것. 이로 인해 오달수는 어느 작품만 치중해 홍보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고 두 작품 모두 섭섭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도 마냥 좋아할 수도 없게 됐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흥행 승권은 '터널'이 먼저 잡았다. 개봉 당일인 10일 '터널'은 예매율 34%를 넘기며 1위에 올랐다. 반면 '국가대표2'는 9.0%로 3위다. 과연 이 삼각관계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