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부터 잇따라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차트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새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순위의 변화는 있지만, 한국 영화가 1~3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건 변함없다. '제이슨 본'·'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할리우드 영화들이 기대만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 했고, 한국 영화가 스크린수 확보에 성공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올 여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주목할 작품은 '부산행'·'인천상륙작전'·'덕혜옹주'·'터널'·'국가대표2' 등 총 5편. 이 중 '국가대표2'를 제외하곤 4편의 영화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올 여름 개봉한 한국 영화 '빅5'를 중간 평가 했다.
▶부산행 개봉일 : 7월 20일 누적관객수 : 1091만 7109명 (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15일 기준) 손익분기점 : 300만명 예매율 : 6.9%(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15일 오후 3시 기준)
결과만 놓고 봤을 땐 A플러스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첫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잭팟을 터뜨렸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87만명)도 기록했다. 개봉 전 유료시사회 만으로 56만 명을 동원한 덕분에 향후 개봉일 기준으로 카운팅이 되는 누적관객수 최단 기록도 세웠다. 손익분기점의 3배가 넘으며 수익면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봤다. 개봉 23일째인 13일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겨울왕국', '인터스텔라'를 모두 제치고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15위에 올랐다. 개봉한지 한 달이 됐지만, 예매율 5위에 머무르며 장기 흥행 중이다.
▶인천상륙작전 개봉일 : 7월 27일 누적관객수 : 641만 9361명 손익분기점 : 500만명 예매율 : 9.2%
올 여름 개봉작 '빅5' 중 두 번째로 관객수를 많이 모은 한국 영화다. 개봉 12일 만에 손익분기점 500만 명을 가뿐히 넘겼다. 600만 명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개봉으로 개봉 2주차인 3일 일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잠시 내어주기도 했지만 4일 다시 1위 자리를 재탈환 했다. 평단으로부터는 촌스러운 '국뽕', 신파, 반공 영화라는 질책을 받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싸운 호국영령들의 애국심에 포커스가 맞춰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1000만 명을 동원하는 건 힘들어보이지만, 빅5 중 2위 자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덕혜옹주 개봉일 : 8월 3일 누적관객수 : 395만 6968명 손익분기점 : 350만명 예매율 : 23.3%
역주행의 신화를 썼다. 8월 10일에서 3일로 개봉일까지 바꾸며 몸부림을 쳤지만, 개봉 당일 결국 박스오피스 1위는 하지 못 했다. 스타트가 불안해 향후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뚝 떨어질 찰나,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차트 역주행을 시작했다. 원톱 주연인 손예진이 영화 제작 후반부에 예산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과감히 10억원을 투자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작품. 손예진이 10억원 투자했다는 건 '의외의' 홍보 포인트가 됐고,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에 관객들이 동하며 개봉 12만에 손익분기점 350만 명을 넘었다. 남자 배우들이 주름잡는 충무로에 여배우 원톱 주연작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터널 개봉일 : 8월 10일 누적관객수 : 326만 1218명 손익분기점 : 320만명 예매율 : 35.3%
하정우의 흥행 파워가 이번에도 통했다. 3년 전 '더 테러 라이브'로 흥행 신화를 쓴 하정우가 또 한 번 1인 재난극으로 기염을 토하고 있다. '더 테러 라이브'와 마찬가지로 '터널' 역시 원톱 주연 영화. 하지만 '터널'의 경우 혼자 무너진 터널에 갇혀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내용을 그리다보니 하정우의 비중과 역할이 훨씬 막중하다. 하정우는 긴장감과 재미를 모두 선사하며 여름 관객들을 홀릭시키고 있다. 개봉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압도적인 수치(35.3%)로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개봉 2주차에 가뿐히 '덕혜옹주'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대표2 개봉일 : 8월 10일 누적관객수 : 51만 243명 손익분기점 : 300만명 예매율 : 4.7%
빅5 중엔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박스오피스와 예매율에선 꾸준히 10위권 내에 진입해있지만, 폭발적인 반응은 얻지 못 하고 있다. 840만 명을 동원한 전 편 '국가대표' 덕에 초반 홍보도 잘 됐고, 관람평도 나쁘지 않지만 스크린수 확보 경쟁에서 크게 밀렸다. 같은 날 개봉한 '터널'과는 2배 차이. 개봉 첫 주 일요일인 14일 '터널'이 1091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반면, '국가대표2'는 519개에 그쳤다. 약 한 달 전 개봉한 '부산행'(556개) 보다도 낮은 수치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지 못 한다면, 손익분기점인 300만 돌파도 어려울 듯 하다. 개봉 6일만인 15일까지 50만 명을 동원한 '국가대표2'. 아직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