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시리즈를 이어가는 SF교과서 '스타트렉'은 클래스가 다르다. J.J.에이브럼스에서 저스틴 린으로 감독이 교체된 '스타트렉 비욘드'는 전통을 추억하며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알린다. 이번 시리즈에선 러닝타임을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3년을 기다린 '스타트렉' 팬들에게 '스타트렉 비욘드'는 여러 의미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억 될 전망. 다만 지난 7월 북미 개봉 후 프리퀄 3부작 중 가장 낮은 오프닝을 기록하며 저조한 흥행력을 나타낸 것이 국내 개봉에는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지 미지수다.
출연: 크리스 파인·사이먼 페그·조 샐다나·재커리 퀸토·칼 어번 감독: 저스틴 린
줄거리: 위험한 미션들을 무사히 수행한 후 평화롭게 우주를 항해하던 거대 함선 엔터프라이즈호와 대원들이 최첨단 기지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던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사상 최대의 공격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신의 한수:'50주년'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좋은 소재로 졸작을 탄생시킨 DC는 뻔한 소재와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활용한 '스타트렉 비욘드'를 보며 다시 한 번 반성해야 마땅하다. 압도적 스케일에 촘촘하고 빠르며 긴장감이 넘친다. 캐릭터 전체의 팀워크와 함께 개개인의 개별적 서사까지 잘 버무려냈다. 개그콤비로 거듭난 칼 어번(본즈)와 재커리 퀸토(스팍)의 브로맨스, 여성 크루 우후라(조 샐다나)의 진취적 성격도 눈여겨 볼 만하다.
기존 팬들과 신규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좋다. 앞의 두 편의 시리즈를 관람하지 못 했더라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감독 교체 역시 신의 한 수. 저스틴 린 감독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선보인 유머와 바이크 액션을 '스타트렉 비욘드'에 그대로 차용했다. 영화관을 쩌렁쩌렁 울리는 록 음악은 '매드맥스'를 떠올리게 만든다.
신의 악수: '이럴 것이다'는 상상에서 한치도 엇나가지 않는다. 현실적이지 못한 우주 공간과 영화적인 캐릭터, 조금 다른 액션 표현이 신선할 뿐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모험이나 시도는 하지 않는다. 새로운 재미를 기대한 관객들은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악역도 빈약하다. 분명 맞서 싸우고 있지만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어느 행성의 특별한 외계인으로 설정되지 않은 점이 악역의 존재감을 축소 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스타트렉: 다크니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비교하면 실망할 수도 있을 터. 행성 내부 구출 작전도 진부하다. '스타트렉' 만의 강점이 확 돋보이지 않는 것. 세련되기 보다는 투박하고 거친 스타일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