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는 17일(한국시간) 구원투수 세스 메이너스(28)가 15일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공백은 15일로 그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com은 "메이너스가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다. 조만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재활에 12~15개월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가 빅리그 4년차인 메이너스는 최근 세인트루이스 불펜투수 중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7월 10일 밀워키전부터 개인 최다인 14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47타자를 상대로 안타 6개만 내줘 피안타율이 0.130이었다. 피장타율도 0.160. 즉, 장타를 하나도 맞지 않았다.
최근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한 메이너스는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믿을맨'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인트루이스는 왼손불펜 타일러 라이온스가 지난 13일 60일 DL로 이동됐다. 오른 무릎 피로골절 진단을 받은 라이온스에 대해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복귀가 힘들다'는 내부 결론을 냈다.
거듭된 불펜진 이탈은 오승환의 부담과 직결된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까지 오른 어깨 부상으로 15일자 DL에 올라있다. 백전노장 조나단 브록스턴은 부진하고, 신인 맷 보우만은 경험이 부족하다. 지난 1일 트레이드로 영입한 왼손불펜 잭 듀크는 긴 이닝(2016시즌 61경기 등판 44⅓이닝 소화)을 책임지기 어렵다.
케빈 시그리스트는 데드암 증상을 보여 상태가 심각하다. 왼손 필승조 시그리스트는 지난 15일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 등판했지만 공 8개만 던지고 팔 통증을 호소해 마운드를 내려갔다. DL로 이동하진 않았지만 코칭스태프가 계속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결국 매서니 감독이 현재 위기에서 선택할 수 있는 투수는 오승환 밖에 없다. 17일 열린 휴스턴 원정경기에서도 3점차 리드 상황에서 함께 몸을 풀던 브록스턴이 아닌 오승환을 등판시켰다. 결과는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세이브. 결과는 깔끔했지만 이날 등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60경기 출전을 넘기게 됐다. 62⅓이닝으로 내셔널리그 구원 최다 이닝 부문 공동 4위. 여기에 총 투구수도 1027개로 리그 6위다. 투구수 1000개를 넘긴 불펜투수는 12명 밖에 없다.
오승환은 시즌 전 "매서니 감독이 연투 조절을 잘 한다고 알고 있다. 시즌 경기 수는 많지만 연투는 줄어들 것"이라며 "컨디션 조절에는 더 낫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에 들어가면서 여유가 사라졌다. 불펜에 연이어 발생한 공백 탓에 오승환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