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륜경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훈련 매니저가 도입된 이후 이전보다 체계적인 훈련으로 선수들의 평균 기량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 매니저는 2010년 선수들의 안전과 기량 향상을 위해 은퇴 경륜 선수들 중 신청자를 받아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 제도가 도입된지는 올해로 7년째다.
훈련 매니저 역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선수들 훈련 때 안전을 도모하는 일이다. 특히 도로 훈련시 차량 유도로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주행하는 일반 차량과 선수들 사이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 결과 제도 도입 이후 차량과 선수간 사고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훈련 효과가 배가 되면서 기량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종팀의 박종현 지부장은 "훈련 매니저 덕분에 도로 훈련시 안전이 확보돼 훈련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훈련 매니저들은 과거 경륜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해 누구보다 경륜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지역 선수들의 경기력과 훈련량을 체크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대표적인 훈련지인 고양과 동서울의 훈련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경남 코치가 돋보이는 케이스다.
김코치는 "고양팀과 동서울팀에 힘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경주 운영이나 주로 적응력이 부족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며 "그래서 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운동장에서 트랙 적응 훈련에 주력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또 "개인별로 부족한 부분을 1대1 맞춤 교정을 실시하며 단점을 보완해 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훈련 매니저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훈련 프로그램을 다변화하고 있다.
수도권 인근팀의 최근 훈련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우 체계적임을 알 수 있다. 팔당팀을 담당하고 있는 곽종헌 코치는 차량과 오토바이 유도 훈련을 통해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A팀의 김영호 코치는 소속 선수들의 근지구력 향상을 위해 1km 인터벌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도 은퇴한 경륜 선배들이 훈련 매니저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인천팀 리더 특선급 양희천은 "같은 팀에서 함께 경륜 선수로 활약했던 선배(원종구)가 훈련 매니저를 맡고 있어 좋다"며 "지난 경주 모니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조언 받기 때문에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경륜 전문가는 "최근 경기에서 평균 시속이 빨라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훈련 매니저들이 오토바이나 차량 유도를 통해 선수들의 스피드를 보강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