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의 뿌리는 자국 리그다. 그렇기에 이 클럽 전쟁에서 승리해야 국가대표 한중전에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FC 서울과 산둥 루넝(중국)이 두 나라의 클럽의 대표해 정면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른다. 특히 두 팀의 수장이 한국과 독일을 대표하는 명장이기에 이번 대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젊음'의 황선홍(48) 서울 감독과 '베테랑' 펠릭스 마가트(63) 산둥 감독의 전면전이라 볼 수 있다.
◇K리그의 상징이 된 황선홍 감독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황새라도 감독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2008년~2010년까지 부산 아이파크를 지도할 때 이렇다 할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1년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으면서 황새의 날개는 넓게 펴졌다. 2012년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2013년 K리그 최초로 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우승하는 '더블'을 달성했다. 성적뿐 아니라 짧은 패스에 의한 공격축구로 '스틸타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리딩 감독으로 거듭났다.
또 외국인 선수 없이 우승을 거둬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2015년 포항과 이별한 황 감독은 2016년 6월 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최근 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다. 이제 황 감독은 아시아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산둥을 꺾고 4강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황 감독 개인적으로도 ACL은 아쉬움 그 자체다. 포항 감독 시절 ACL 최고 성적은 2014년 8강이다. 그렇기에 황 감독은 ACL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산둥전 준비는 끝났다"며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독일의 혼을 담은 마가트 감독
마가트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 명장으로 꼽힌다.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샬케 등 수많은 독일 클럽을 지도했다. 그를 명장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결실 때문이다. 그는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에 뮌헨을 2년 연속 더블(정규리그·포칼컵)에 올려 놓았다. 이는 독일 축구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그의 위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8~2009시즌에 약체로 평가 받았던 볼프스부르크를 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기적을 연출했다. 볼프스부르크 시절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을 지도하기도 해 한국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이런 그가 중국 슈퍼리그로 왔다. 산둥은 지난 6월 마누 메네제스(54) 감독을 경질하고 마가트 감독을 선임했다. 산둥은 현재 리그 11위로 성적이 좋지 않아 ACL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산둥은 노련한 마가트 감독을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