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할리우드 배우들이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잭 블랙·태런 애전트·휴잭맨·리암 니슨·맷 데이먼·알리시아 비칸데르·크리스 파인·사이먼 페그 등 올해만 약 10명의 해외 스타들이 내한했다. 한국이 전세계 영화 시장에서 주요한 마켓으로 부상하며 스타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지난 1월 '쿵푸팬더3'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잭 블랙은 "한국은 세계에서 3번째로 중요한 영화 시장"이라며 방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땅을 밟기까지 과정이 만만치 않다. 까다로운 요구조건도 많고, 물론 그에 따르는 비용도 막대하다. '할리우드 스타 모시기'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할리우드 스타 내한 비용=평균 1억원 할리우드 스타가 한 번 내한을 할 때 드는 비용은 평균 1억원이다. 짧게는 1박 2일, 아무리 길어도 2박 3일 머무르지만, 억대 비용이 든다. 영화사 측은 비행기 1등석을 시작으로 고급 호텔 스위트룸과 최고급 레벨의 식사·차량 지원 등을 준비한다. 스타 한 명에 동행하는 스태프 인원까지 10여명이 움직이다보니 비용은 얼추 1억원을 넘어선다.
영화 관계자는 "할리우드 스타가 한 번 움직이면 평균 비용 1억원이 든다. 톱스타들이 대부분인데다 배우가 혼자 오지 않고 스타일리스트, 경호원까지 팀으로 움직이니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용도 엄청나지만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도 힘들다. 특정 물 브랜드와 음료까지 지정해서 요구하고, 전담 요리사를 대동하는 경우도 많다. 호텔 한 층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건을 내거는 경우도 있다.
영화 관계자는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예민한 스타들도 있다. 장시간 비행 후 한국에 도착해선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컨디션 조절이 힘들기 때문에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다. 평소 자신이 먹고 마시는 것이 세팅돼 있는 걸 원하기도 한다. 요리사 등 개인 스태프들과 함께 오는 것도 같은 이유"라면서 "이런 조건을 다 충족시키려면 1억원 넘게 비용이 들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감당하는 이유? "홍보 효과 크다" 단 한 번의 홍보지만,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배급사에선 기꺼이 비용을 감당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에서 영화 프로모션을 할 때 아시아 매체들도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한다. 영화관이나 TV에서 광고를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내한하는 해외 스타들의 경우 레드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이 모습을 팬들이 실시간으로 SNS에 직접 올리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화제성도 엄청나다.
한 배급사 측은 "그 만큼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비용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한국팬들은 스타들의 내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홍보는 영화 흥행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할리우드 배우들을 초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배급사 측도 "한 번 내한할 때 디테일한 조건이 따르긴 하지만, 그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다. 일종의 할리우드 배우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할리우드 배우들은 홍보 일정을 소화할 땐 그 누구 보다 적극적이다. 움직이는 광고나 다름없기 때문에 1억원이 아깝지 않다"고 전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