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과 28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8라운드 경기가 전국 각지서 열린다. 이번 주말 열리는 28라운드는 9월 A매치데이가 시작되기 직전 마지막 리그 경기다보니 A대표팀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이 선택한 20명의 태극전사 중 K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단 3명이다. 이용(30·상주 상무)과 권창훈(22·수원 삼성), 그리고 이재성(24·전북 현대)이 그 주인공이다. 권창훈과 이재성는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출전이 유력하다. 이용 역시 중국전과 시리아전(중립지역 마카오서 개최) 중 한 경기에 나설 확률이 높다.
이들 3명에게는 약 1년간의 장도에 오르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첫 단추인 중국전을 잘 끼워야 하는 중요한 책임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파와 중국·중동파, J리거가 대부분인 대표팀에서 줄어든 K리거의 입지를 지켜내는 것도 또 하나의 역할이다. 당장 주말 있을 리그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중국전 출전 여부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이들이 주말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이유다. 대표팀은 리그 경기를 마친 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소집해 오픈트레이닝데이 행사를 갖고 이후 비공개 훈련을 통해 중국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용-권창훈, 맞대결로 감각↑
28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상주 상무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는 이용과 권창훈이 나란히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용은 소속팀 상주의 승승장구를 이끌고 있는 소리 없이 강한 인물이다. 압도적 1위를 질주 중인 전북 현대를 제외하고 '춘추전국시대'나 마찬가지인 K리그 클래식 판도에서 상주가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용을 필두로 한 베테랑들의 리더십에 있다. 주장 완장을 찬 이용은 한층 성숙한 플레이와 결정적일 때 보여주는 '한 방'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경기력 검증 외에도 이용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용을 비롯해 박기동(28), 임상협(28) 등 팀을 리그 3위에 올려놓은 '병장'들이 이 경기를 끝으로 전역해서 상주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전역일은 9월 13일이지만 A매치 휴식기를 치르고 돌아오면 이용은 상주가 아닌 원 소속팀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 나서야 한다. 상주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앞둔 그가 "전역일까지 군인 신분인 만큼 상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맞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이용이 이번 수원전에서 막아야 할 상대는 대표팀 후배 권창훈이다. 권창훈에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8강 문턱에서 돌아와야 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귀국 인터뷰에서 "리우에 더 오래 남아 있고 싶었다"며 안타까움을 숨김없이 드러냈던 권창훈은 올림픽에서 미처 다 태우지 못했던 불꽃을 월드컵에서 사르겠다는 각오다.
권창훈은 올림픽 무대에서 컨디션 난조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본인도 100% 활약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은 상황이다. 권창훈에게 이번 상주전은 리우에서 귀국한 뒤 처음 출전하는 리그 경기인 만큼 경기력 점검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속팀 수원이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의 부진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 권창훈의 활약이 더욱 절실한 경기이기도 하다.
◇이재성, FC 서울전서 예열
중국 원정길에서 돌아온 이재성은 난적 서울을 넘어 다시 중국을 만나는 '샌드위치 일정'에 끼었다.
전북은 지난 23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 중국 상하이 상강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리는 아니지만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돌아온 만큼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 28라운드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도 가볍다. 물론 체력적인 부담은 전북 쪽이 크다. 똑같이 ACL 8강을 치르고 있지만 서울은 안방에서 산둥 루넝과 경기를 치러 원정으로 인한 피로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전은 전북에 있어 양보할 수 없는 경기다. 현재 전북은 리그에서 16승11무(승점59)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황선홍(48) 감독 부임 이후 주춤하던 서울이 어느새 5연승을 달리며 15승4무8패(승점49), 승점 10점 차로 전북을 바짝 쫓아왔다. 1, 2위 맞대결인 이번 경기서 패할 경우 승점 7점 차로 좁혀질 수 있어 우승 레이스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보경(27)과 함께 전북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성의 책임이 막중하다.
일단 중국까지 이동해 직접 상하이 상강전을 지켜 본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에 대해 "움직임은 가벼워 보인다. 체력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합격점을 준 상태다. 이재성이 서울전을 통해 예열을 마친다면 중국전 선발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