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에 해외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한국 배우들보다 더 눈에 띄는 활약상으로 작품의 신의 한 수가 되는 외국배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스크린을 뒤흔든 영화 '곡성'의 쿠니무라 준은 비밀에 싸인 외지인으로 등장, 한국 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국 영화로 칸 레드카펫을 직접 밟는 기회까지 얻은 쿠니무라 준은 MBC '무한도전-무한상사' 출연 제의를 받는 등 한국과 끊임없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쿠니무라 준이 5월을 지배했다면 여름 시장에는 리암 니슨이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K무비에 역진출한 할리우드 톱스타 리암 니슨은 신의 한 수 캐스팅으로 두고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당초 '인천상륙작전'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리암 니슨은 이재한 감독을 비롯해 '인천상륙작전' 제작진의 끝없는 러브콜에 결국 응했고 역대급 연기력을 펼쳤다. 리암 니슨만 등장하면 한국전쟁을 다룬 작품의 분위기가 할리우드 영화로 탈바꿈 된 것.
리암 니슨은 맥아더 장군이라는 실존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체중 감량을 비롯해 스스로 조사와 분석을 철두철미하게 진행했다. 한국으로 촬영을 왔을 땐 슛만 들어가면 될 정도로 최적화된 몸 상태를 갖추고 있었다.
개봉 전 흥행 자체가 불투명했던 '인천상륙작전'이 700만 돌파를 목전에 둘 정도로 흥행한데에는 리암 니슨의 공이 컸다. 이와 함께 '덕혜옹주'에는 일본인 배우 토다 나호와 KBS 2TV '미녀들의 수다'로 얼굴과 이름을 알린 아키바 리에가 일본인 역할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토다 나호는 영친왕 부인인 이방자 여사를 연기, 허진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일본판 '8월의 크리스마스'에 출연한 인연이 '덕혜옹주'까지 이어졌다.
덕혜옹주가 노년에 머무르던 정신병원의 마츠자와 간호사 역은 시나리오 작가와 친분이 있는 아키바 리에가 맡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아키바 리에는 영화 음악감독으로 더 유명한 러브홀릭 출신 이재학과 열애 사실을 인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