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스크린에 나란히 출격하는 정우성과 이병헌이 출연작 홍보를 놓고 각기 다른 입장에 처했다.
정우성과 이병헌은 9월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와 '매그니피센트7'을 나란히 선보인다. '매그니피센트7'는 9월 14일, '아수라'는 2주 뒤인 28일 개봉을 확정짓고 일찌감치 홍보에 돌입했다.
현재 '아수라'와 '매그니피센트7'은 주연배우 정우성과 이병헌이 전적으로 홍보를 담당해야 하는 상황. 일단 '매그니피센트7'는 이병헌이 출연한 6번째 할리우드 작품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이병헌의 이름값으로 홍보가 진행돼야 한다. 유명한 작품인데다가 할리우드 톱배우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병헌이 출연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더 화제를 모으고 관심이 높아진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수라'는 정우성을 비롯해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정우성의 이름이 가장 앞에 나오는 떼주물로 그의 존재감이 누구보다 강렬하다. 또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들이 뭉친 만큼 함께 움직여야 하는 공식적인 행사와 MBC ' '무한도전' 단체 출연 등 사전에 정해진 일정 외 추가적으로 조율은 힘들다는 것.
이에 정우성은 '아수라' 홍보를 0순위에 두고 스케줄을 정리, 앞으로 한 달간은 '아수라'에 온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이병헌은 홍보 일정 자체가 확실히 정리되지 않으면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고 시사회 등 꼭 치러야 하는 행사 외에는 진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스케줄 다 뺐다" 정우성 홍보활동 올인
'아수라'에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정우성은 오래 전부터 '아수라' 홍보를 위해 '아수라' 홍보와 관련이 없는 스케줄을 차선으로 미뤘다. '아수라'는 배우 정우성의 전성기를 만든 영화 '비트'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제작사 사나이픽쳐스와 출연진 모두 정우성과 사적으로도 돈독한 친분을 자랑하는 만큼 촬영내내 환상적인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지난해 20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에 배우들이 직접 봉고차를 이끌고 나타났던 이벤트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정우성은 '마담뺑덕'과 '나를 잊지 말아요' 등 전작들의 흥행이 부진했기 때문에 '아수라' 흥행이 누구보다 중요하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우성은 최근 조율 중이었던 영화 합류가 최종 불발되고, 기대를 모으는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아 미팅을 진행했지만 이 역시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더킹' 크랭크업 후 특별한 차기작이 없는 상황에서 애매하게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 보다 홍보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 관계자는 "현재 정우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수라'다. 다른 것은 크게 염두해 두지 않고 있다. 아직 전체 홍보일정이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떤 제의가 들어와도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하겠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인터뷰 해? 말아? 이병헌 고심끝 공식행사만
이에 반해 이병헌과 '매그니피센트7' 측은 '이병헌 활용'을 놓고 고민과 조율을 거듭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이변헌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조, 단역이 아닌 주연 배우로서 당당하게 자리매김한 작품인데다가, 악역이 아닌 정의로운 인물로 등장하는 것도 처음이라 전투적인 홍보 활동을 기대케 했다. 이병헌이 살리고 이병헌을 살린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 사생활 사건 이후 언론매체와 마주하기도 한 만큼 '매그니피센트7'와 관련된 인터뷰 진행도 관심이 높았던 것.
하지만 이병헌은 개봉 전 단 하루 공식 언론시사회와 간담회, VIP시사회 참석을 끝으로 '매그니피센트7' 홍보 일정은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홍보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계산과 함께 차기작 '마스터', '남한산성' 촬영 등 이병헌의 빠듯한 스케줄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매그니피센트7' 측이 대대적인 월드 프로모션 행사도 진행하지 않으면서 국내 홍보가 애매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 관계자는 "할리우드 스타가 내한을 한다고 해서 그 영화가 무조건 흥행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비슷한 맥락이다. 어쨌든 홍보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흥행에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는 흥행 포인트가 국내와는 다소 다른 지점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병헌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 역시 "인터뷰와 뉴스 출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를 했지만 이번에는 시사회에만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것 같다"며 "다만 '매그니피센트7'이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영화제에는 참석한다. 개봉 전 가장 큰 이슈는 토론토영화제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아수라(阿修羅):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 출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매그니피센트7: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통쾌한 복수를 시작하는 와일드 액션 블록버스터 / 출연: 이병헌,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맷 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