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 2차전은 슈틸리케팀에 태풍을 불러들였다. 20인 엔트리와 멀티 포지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 등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팀을 강타했다. 내용은 부실해도 결과라도 좋았으면 기세가 사그라들 수 있었는데 설상가상 결과마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태풍은 당장 다음 3, 4차전까지 계속될 듯하다.
수많은 논란 가운데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선발 명단에서 실종된 K리거(20명 중 4명)의 존재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클래식과 챌린지를 가리지 않고 K리그를 참관하고, 그 가운데서 이정협(25·울산 현대)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을 대표팀에 승선시킨 사령탑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K리거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K리거 중 뽑을 만한 사람이 없으니 그렇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시아 최고 리그를 자랑하는 선수들이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설 기량이 안된다는 얘기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실력이 검증된 유럽파는 둘째치고 중동·중국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에게도 K리그 선수들이 밀리고 있다는 건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멀리 유럽이나 북중미, 혹은 남미까지 갈 필요 없이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4강으로 손꼽히는 일본, 이란, 그리고 호주를 살펴봤다. 바히드 할리호지치(64) 감독도 해외파를 퍽 좋아하는 사령탑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종예선 1, 2차전에 나선 일본 축구대표팀 23명 중 10명은 J리거로 구성돼 있다. 독일에서 뛰는 선수가 7명으로 그 다음, 영국 무대가 2명, 그리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가 각 1명씩이다.
대표팀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많지 않은 이란은 더하다. 23명 중 이란프로리그(IPL)에서 뛰는 선수가 13명으로 압도적이고, 러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3명, 그리스와 네덜란드, 카타르가 각 2명씩이었다. 주전 골키퍼 알리레자 하지지(28·마리티무)는 포르투갈리그 소속이다.
호주는 조금 예외적이다. 23명 중 A리그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마시모 루옹고(24·퀸스파크 레인저스), 마일 예디낙(32·아스톤 빌라) 등 스코틀랜드를 포함하면 영국에서 뛰는 선수가 6명, 그리고 중국에서 뛰는 선수가 5명이다. 독일이 4명, 나머지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등에서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