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첫방송된 KBS 2TV 수목극 '공항가는 길'은 시작 전부터 소재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 멜로. 텍스트는 이러하지만 그 안에는 '불륜'이라는 모호한 관계가 섞여 있다.
김하늘(최수아)과 신성록(박진석)이 부부, 이상윤(서도우)와 장희진(김혜원)이 부부다. 두 부부의 자식은 말레이시아에 유학을 가 있고 룸메이트다. 그 곳에서 이상윤-장희진 부부의 아이게에 사고가 생긴다. 이후 이상윤과 김하늘은 무언가 모를 끌림에 서로에게 다가간다.
앞서 김철규 감독도 "애매하고 애매한 관계다.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쉽게 지치고 외롭고 힘든 상황이 닥친다.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할 때가 있다. 그때 누구에게 위로 받느냐가 중요하다. 바람직한건 배우자나 자식, 가족이지만 바깥에서 위로를 받는 경우도 많다. 동성은 괜찮지만 이성이면 시끄럽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불륜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며 "드라마에서 모호하게 처리돼 있고 애매하게 그려진다. 그런 관계를 끊어버리면 진전이 없다. 사회적으로 규정을 내리기 힘든 관계다"고 설명했다.
첫방송에서 김하늘은 베테랑 승무원이자 딸아이의 엄마. 남편 신성록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딸 김환희(박효은)을 홀로 말레이시아에 보냈다. 다행히 김환희는 같은 방을 쓰게 된 한국 아이 박서연(애니)와 자매처럼 지내며 적응을 해나갔다.
이상윤은 아내 장희진에게 따뜻한 남편. 친딸이 아님에도 박서연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다정한 아빠가 돼 주는 남자다. 타국에 홀로 있는 딸을 위해 일출을 카메라에 담을 정도. 자식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공통의 아픔을 지닌 이상윤과 김하늘. 두 사람은 얼굴을 대면하지 않았지만 짧은 통화 한 번에도 공감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됐다.
그러던 중 박서연이 사고로 죽는다. 비행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았던 승무원 김하늘은 박서연의 사고를 목격한다. 자신의 눈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가 박서연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김하늘. 김환희는 사라진 박서연과 갑작스럽게 나타난 경찰 때문에 불안에 떨었다.
딸보다 먼저 비행기에 오른 김하늘은 언제나 그랬듯 승무원의 고된 현실과 부딪혔다. 그때 어딘지 낯이 익은 한 남성이 다가와 덤덤하지만 '자리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박서연의 아빠인 이상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비행기에서 마주 보고 앉은 두 사람. 김하늘은 "혹시 서도우 씨? 안녕하세요. 저 효은이 엄마에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첫 단추는 잘못된 만남이다. 또한 극중 신성록과 최여진의 관계도 어딘가 사연이 있어 보인다. 이러나저러나 불륜은 맞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