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불패'.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유니폼 스폰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간 수백억원을 내야 하지만 홍보효과를 따지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EPL 최고의 인기팀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이하 맨유)의 경우 은행·항공사·베팅업체 등 업종 불문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스폰서가 되기 위해 줄을 설 정도다. 지난 2014년부터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맨유 유니폼 메인 스폰서 자리를 꿰찬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다. GM은 맨유와 오는 2021년까지 주력 브랜드인 쉐보레의 로고를 맨유 공식 유니폼에 새겨 넣기로 약속했다. 투자금액만 6030억원에 달한다. 지난 21일 당시 계약을 주도한 팀 마호니 글로벌 쉐보레 마케팅 총괄을 만나 GM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전략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수많은 종목 중 축구를 선택한 이유는
"GM이 계속해서 브랜드를 글로벌화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스포츠 플랫폼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쉐보레가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어 글로벌 스포츠를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쉐보레 홈 그라운드인 미국을 제외하고 축구는 세계적으로 관통하는 글로벌 스포츠여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왜 영국 EPL의 맨유인가
"맨유는 인지도가 높고 전세계적으로 6억5000만명의 팬이 있을 정도로 팬덤이 막대하다. 쉐보레는 105년 동안 미국에 있었으며, 브라질에서는 9년, 한국에서는 5년 정도 된 신생 브랜드다. 맨유의 팬덤은 특히 아시아에 많이 몰려있다. 또 전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브랜드로, 쉐보레의 인지도를 높이고 공감대 형성하는데 있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맨유 홍보대사 박지성도 쉐보레의 아시아 지역 마케팅에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
-맨유 활용한 국내 마케팅 계획은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일례로 한국인 어린이 2명을 초청해 맨유 홈경기 마스코트가 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이달말까지 전국 쉐보레 전시장을 방문한 고객들 중 450명을 뽑아 맨유 경기를 영화관에서 생중계로 관전하며 응원하는 '맨유 올빼미 응원 패키지' 행사도 진행 중이다."
-볼트 전기차(EV)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
"올 하반기 미국에서 출시 예정인 볼트 EV는 GM의 전기화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배터리를 1회 충전하면 383㎞를 갈 수 있다. 이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EV(191㎞)는 물론 테슬라 모델3(346㎞)의 주행거리를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볼트 EV의 한국 출시는 현재 검토 중이다. 먼저 차량 공유 서비스로 볼트 주행거리연장 전기차(EREV)를 한국 시장에 소개한 후 내년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겠다."
-한국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한국은 흥미로운 시장이고 어느 시점이 되면 대대적인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대부분 아파트 문화라서 충전 문제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그랬듯이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GM의 미래 마케팅 전략은
"공유 경제가 미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소프트웨어 회사 크루즈 오토메이션도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자체적인 차량 공유 사업체인 메이븐도 설립했다. 이 같은 투자 바탕으로 향후 카셰어링과 자율주행 영역에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출점 5년째 한국GM에 대한 평가는
"최근 말리부가 한국 중형차 시장에서 잘하고 있다. 이는 한국GM의 능력과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10% 시장점유율 달성을 예상하고 있으며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 믿는다. 또 메리 바라 GM 회장은 '고객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쉐보레가 한국에서 품질서비스 4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등 고객지향적인 브랜드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