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개막,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올해 개막작은 16회 '오직 그대만' 이후 5년 만에 한국 영화 '춘몽'(장률 감독)이 선정됐으며 폐막작은 이라크의 '검은 바람'이다. 69개국 301편의 영화가 소개되고 오픈토크, 아주담담, 야외무대인사, BIFF포럼 등 주요 행사도 예년과 똑같이 치러진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없는 것이 더 많은'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산시와 첨예하게 대립하며 1년8개월 간의 파행을 겪으면서 영화인들은 보이콧을 감행했고 스폰서도 뚝 끊겼다.
그 중에서도 감독협회, 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 영화제를 이끌기 위해 대형 단체들이 대내외 적으로 보이콧을 감행하면서 국내 최고 영화제가 어느 때보다 썰렁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었던 연매협 주최 블루카펫도 올해는 없다.
여기에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배급사, 제작사 등에서 주최하던 대형 행사도 모조리 사라졌다. 눈치싸움 끝에 내린 결론이다. 쇼박스는 당초 10월 개봉을 앞둔 영화 '럭키' 제작사, 감독, 취재진이 함께 하는 점심식사 자리를 가지려 했지만 이 역시 최종 무산됐다.
명확한 속사정을 모르는 영화 팬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영화제를 찾을 터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풍 차바가 태풍이 남부 지방을 강타, 부산 전체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대부분 야외 행사로 진행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개막 하루 전 행사장소 변경을 고지하기도 했다. 방문수 역시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첫 민간인 조직위원장으로 이사장 직함을 받게 된 김동호 이사장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100%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정관개정을 마쳤다. 하지만 영화계의 이해는 달랐다"며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전개해 어느 정도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개최'라는 가장 큰 목표를 이뤄낸 것을 자축하며 "한국 영화인들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완벽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런 상황을 예측했다. '어떻게 하면 내실있게 치를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했다.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