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올 시즌 타율 0.335·27홈런·113타점·97득점·OPS(출루율+장타율) 0.964를 기록했다. 주요 공격 지표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쏟아 냈다. 홈런과 타점, 타율은 모두 팀 내 최고 기록이다. 데뷔 10년 차에 기량이 만개했다. 이대호(시애틀)가 떠난 뒤 마뜩지 않은 롯데의 '4번 타자' 자리는 자연스레 그의 것이 됐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 6.07은 삼성 최형우, KIA 헥토르 노에시에 이어 리그 3위다.
황재균은 2009년 히어로즈에서 18홈런을 때려 내며 리그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0~2014시즌엔 연평균 8,2홈런을 때려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무려 26홈런을 때려 내며 파워 히터로 변신했다. 올해는 생애 최다 홈런을 치고도 풀타임 출장 이후 가장 적은 삼진(66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삼진이 122개였다.
2015년 후반기엔 체력 문제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 시즌엔 후반기(0.338)에 전반기(0.333)보다 더 좋은 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힘을 유지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주에 출장한 4경기 타율은 0.500(14타수 7안타)였다. 데뷔 후 최고 시즌에 '유종의 미'까지 거뒀다. 일간스포츠가 10월 첫째 주 조아제약 주간 MVP로 황재균을 선정한 이유다. 황재균은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을 잘 치르면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현 소속팀 잔류부터 이적, 해외 진출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프로 무대 1막을 잘 마친 그에게 지난 1년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정규 시즌 마지막 주까지 뜨거웠다. "마무리를 잘한 것 같다. 하지만 팀이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해 마냥 기쁘진 않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중요하다."
- 개인 성적만큼은 최고였다. "장타력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의식한 건 아니지만 삼진 개수도 많이 줄였다. 홈런 개수는 욕심내지 않았다. 20개만 넘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개인 최다 기록을 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 지난해는 후반기에 부진했다. 올 시즌은 전반기보다 더 좋았다. "여름마다 몸이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항상 부침이 있었다. 올 시즌엔 문제가 없었다. 겨우내 체력과 근력을 강화했다. 시즌 중에도 관리에 대해 고민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마침 훌리오 프랑코 코치가 1군에 오셨다. 심리 관리에 도움을 받았다." - 프랑코 코치와 대화는 나누는 모습을 자주 봤다. "평소 프랑코 코치의 야구관이 나와 맞는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큰 변화가 없다. 타석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 조언을 얻었다. 잘 안 맞기 시작하면 조바심이 났던 게 사실이다. 그럴 때 '한 타석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말이 도움이 됐다. 말로 다 설명할 순 없지만 여러 가지를 배웠다."
- 올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을 꼽는다면. "지난해는 장타력 증가를 노렸다. 그리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올 시즌에는 후반기 체력 저하를 경계했다. 굉장히 신경 쓴 부분이다. 지난 시즌에 부족한 점을 알고, 보강에 매진해 결과를 얻었다. 목표를 이뤘다는 자체에 의미를 둔다. 다음 시즌에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올해 출루율이 낮았다. 내년 시즌엔 볼넷도 많이 얻어 내고 싶다. 겨우내 연구하겠다."
- FA 자격 요건을 채웠다. 거취에 관심이 뜨겁다. "정규 시즌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거취 문제가 언급되는 건 여러모로 조심스럽다.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10월 말에 미국으로 가서 개인 훈련을 진행할 생각이다. 이 단계까지만 생각하겠다. 미국에 다녀오면 다음 행보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