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미더머니5(이하 '쇼미5')'에 여성 래퍼로 출연해 남자 래퍼들을 상대로 실력을 뽐내며 주목을 받고, 당당히 Mnet '언프리티랩스타3(이하 '언랩3')'에 합류했다. 그 필모그래피 하나가 주는 위력은 대단했다. '언랩3' 시작하기 전에 자핑의 우승을 지목한 대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2회까지 자핑의 당연한 우승이 예견됐다.
하지만 자핑이 '절핑'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가사를 자꾸 잊어 붙여진 이름이다. 게다가 자핑은 '언랩3' 내내 한 개의 트랙도 따지 못했다. 이런 그가 반전의 우승을 차지했다. 인간 승리라는 말도 나왔다.
이에 자핑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가사를 잊을 때마다 집에 가고 싶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절핑'이라는 별명도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변명따윈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감수했고,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본인 스스로 '절핑'으로 소개하고 다니고 있다며 활짝 웃는 자핑에겐 쿨내가 진동했다. 이하 일문일답.
- '언랩3' 우승 소감은. "솔직히 기분 좋다. 당시 현장에서 멍했다. 결승 때 나다 공연 때 함성이 더 커서 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준우승도 괜찮았다. 우승하니까 그동안 힘들었던게 스쳐 지나가서 울컥했다. 하지만 울진 않았다."
- '미인'의 비트를 듣고 자신이 있었나. "중저음의 톤을 가진 나에게 잘 어울리는 비트라고 생각했다. 그냥 '자이언트 핑크' 비트였다."
- 한 개의 트랙도 못 땄다. 아쉬움이 크지 않았나. "7번 트랙 미션까지 아쉽고 짜증났다. 랩도 하기 싫었고, 집도 가고 싶었다. 마지막 트랙을 차지하고 나니 한순간에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 가사 실수가 잦았다. "심리적 압박이 있었다. 처음 가사를 틀렸을 때 주변에서 '자핑도 가사를 틀리는구나'라고 말하더라. 두 세 번 반복되니 멤버들도 초조해하더라. 그러다 보니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공연 때는 실수한 적이 없다. 신난 사람들 보면 부담이 사라지더라."
- 스케줄이 타이트했다던데. "잠이 부족했다. 실수를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다른 트랙을 준비했다. 비트 주고 3시간 만에 공연했다. 좀 더 잘 하고 싶었지만 시간적이 여유가 없었다. '호랑나비' 가사 쓸 때도 할 때도 6시간을 줬는데, 그 시간에 인터뷰도 했고, 세 명이 입을 맞춰야 했다. 결국 연습한 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밖에 안 됐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것도 있었다."
- '절핑'이라는 별명을 듣고 기분이 어땠나. "귀여워서 좋다. 살면서 별명이 없어서 이름만 불렸다. 별명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별명을 부를 때 친근감이 느껴지지 않나. 그래서 내 입으로 '절핑'이라고 하고 다닌다. 자이언트 핑크라고 이름을 지었지만 '자핑'이 더 좋다. 근데 굳이 자이언트 핑크라고 부르더라.(웃음)"
- 자이언트 핑크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래퍼가 많아지니까 사람들이 이름을 외우기 힘들어하더라. 차라리 웃기거나 궁금해하는 이름으로 짓고 싶었다. '크다'라는 뜻이 좋아서 처음에 '박거대'라고 지으려고 했다. 주변에서 너무 웃긴다고 해서 포기했다. 영어를 쓰고 싶어서 '자이언트'를 먼저 썼고, 여자니까 '핑크'라고 지었다."
- '언랩3'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오히려 제작진이 힘들어했다. 멤버들에게 너무 친한 거 티 내지 말라며 말도 조용히하고 웃지 말라고 했다. 이번 시즌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지담 말로는 이번 시즌 멤버들이 다 같이 뭉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한 명이 토라져도 파가 갈리지 않고, 서로 토닥이면서 녹화했다. 지담이와 제이니 사이가 살짝 안 좋았지만 마지막엔 웃으면서 끝났다. 11명 같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 '언랩3'에서 리더 역할을 했던 멤버가 있다면. "육지담이 '언랩'을 이미 한 번 해봐서 우리를 전반적으로 이끌어 줬다."
- '언랩'은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하다. 본인은 '악마의 편집'을 당했다고 생각하나. "딘 프로듀서 때 악마의 편집을 당했다.(웃음) 딘은 나뿐만 아니라 다 좋아했다. 소연옆에 있으니까 안 보여서 앞으로 나갔다. 모두 '우와우와'했는데 나만 좋아한 거로 나갔다. 근데 딘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웃음)"
- '언랩3'을 하면서 랩 실력이 향상됐나. "'언랩3' 나와서 랩뿐만 아니라 모든 게 늘었다. 어떻게 하면 멋있게 뱉을 수 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 알게 됐다. 랩을 평가하자면 아직 갈 길은 먼데 반 정도 온 것 같다."
- '언랩3' 출연 제의받고 기분이 어땠나. "우승을 바라보기보다 거만했다. 여자 래퍼들을 무시한 건 아니지만 '내가 나가면 애들이 놀라겠지. 나랑 붙기 싫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 다른 멤버들의 랩을 평가한다면. "제일 랩을 잘하는 꼽자면 육지담. 대체적으로 잘한다. 나다는 스타성있게 랩을 잘한다. 미료 언니는 1세대 래퍼지만 우리 세대처럼 랩 하는 게 놀라웠다. 나이가 많아도 올드하지 않구나 생각했다. 소연도 랩을 멋있다. 카메라를 잡아먹는 패기가 대단한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