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미더머니5(이하 '쇼미5')'에 여성 래퍼로 출연해 남자 래퍼들을 상대로 실력을 뽐내며 주목을 받고, 당당히 Mnet '언프리티랩스타3(이하 '언랩3')'에 합류했다. 그 필모그래피 하나가 주는 위력은 대단했다. '언랩3' 시작하기 전에 자핑의 우승을 지목한 대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2회까지 자핑의 당연한 우승이 예견됐다.
하지만 자핑이 '절핑'이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가사를 자꾸 잊어 붙여진 이름이다. 게다가 자핑은 '언랩3' 내내 한 개의 트랙도 따지 못했다. 이런 그가 반전의 우승을 차지했다. 인간 승리라는 말도 나왔다.
이에 자핑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가사를 잊을 때마다 집에 가고 싶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절핑'이라는 별명도 즐기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변명따윈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감수했고, 수용하는 모습이었다. 본인 스스로 '절핑'으로 소개하고 다니고 있다며 활짝 웃는 자핑에겐 쿨내가 진동했다. 이하 일문일답.
- 랩은 언제 시작했나. "20살 때 랩을 시작해 혼자 4년 동안 했다. 플로우나 라임을 안 지 얼마 안 됐다. 지금은 쓸 수 없는 랩이다. 내가 쓴 게 맞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 랩에 대해서 자세하게 배운 건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들어와서 알게 됐다."
-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24살 때 친구들이 한창 취직하기 시작하더니 나한테 '너는 회사 안 들어가냐, 딴따라냐'라고 놀리더라. 그래서 나는 음악 한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페이스북에 연습 영장을 찍어서 올렸다. 신기하게도 그 영상을 많은 사람이 봐서 이슈가 됐다. 당시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그중에 미스틱을 선택하게 됐다. 친구들이 얄미웠는데 어찌 보면 도움이 됐다.(웃음)"
- 래퍼 하기 전엔 어떤 삶을 살았나. "답답하게 지냈다. 친언니랑 같이 사는 데 눈만 마주치면 싸웠다. 그때는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났다. 소심한 성격이어서 밖에서 랩 하는 걸 상상도 못했다."
-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중3 때 오디션 보는 게 유행이었다. 목소리가 걸걸하니까 노래 부를 때 멋있어하더라. 그런 칭찬 덕분에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다."
-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겠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리니까 이해해주셨는데, 20살 넘어서 아예 음악으로 방향을 바꾸려는 게 눈에 보이니까 많이 반대하셨다. 아버지가 딜러를 하시는데, 아버지 따라 학교에서 딜러 수업도 받았다. 딜러 일을 배우면서도 노래를 불렀다. 새 삶을 살아보자 해서 23살에 서울로 올라왔다. 정말 막막했다."
- 지금은 좋아하시나. "티브이에 나오니까 좋아하신다. 근데 맨날 전화 와서 한숨만 쉰다. 뭐하냐고 물어보고 쉬었다고 말하면 '오늘은 왜 쉬었냐. 때때로 쉬어야지 많이 쉬면 안 된다. 말 잘해라'라며 끝까지 잔소리하신다. 다 내가 잘 되길 바라서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자핑 랩의 강점은 뭔가. "톤·무게·발성이지 않을까. 몸이 커서 톤이 가볍지 않다.(웃음)"
- 가사 쓸 때 보통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잘 나올 때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안 나올 때는 일주일이 지나도 안 나온다. '언랩3'때는 단 한 번도 쉽게 나온 적이 없다. 그나마 길 프로듀서님 때까진 가사가 괜찮았고, 그 뒤부터는 별로였다. 시간 줄어드는 거만 계속 봤던 것 같다."
- 앞으로 '쇼미'나 '언랩'에 나갈 생각이 있나. "'쇼미'는 나갈 마음이 있다. '언랩'보다 긴장감이 더 많이 든다. '언랩'은 시간적 여유를 너무 안 준다. '쇼미'는 그래도 일주일 이상은 준다고 하더라. '언프'에선 시간 압박 때문에 좀 더 좋은 퀄리티를 못 내는 것 같다. 가사를 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어떤 래퍼가 되고 싶나. "대중들 플레이 리스트에 있는 래퍼가 되고 싶다. 어딜 가도 들리는 노래였으면 좋겠다. 지하철 탔는데 대중적인 곡이 아닌 비와이 노래를 많이 듣더라고요. 멋있게 느껴졌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랩과 노래의 경계선을 두지 않고 음악을 하려고 한다. 장르도 다양하게 하고 싶다. 앨범 계획은 아직 없지만, 다양성을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또, 미료 언니와 '올 아이 노우 뮤직(AIKM)'이라는 레이블에 속해있다. 케이준을 필두로 브레이·덕배 등 여러 프로듀서와 DJ까지 있는 레이블이다. 관심 가져주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