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감독 이구동성, "올해는 6강 못드는 팀이 더 궁금"

KBL 제공

"챔프전이요? 올해는 어느 팀이 6강 못올라갈지가 더 궁금하네요."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입을 모았다. 전력 평준화, 황금 신인의 등장, 그리고 새 외국인이라는 변수까지 겹친 2016~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 사령탑들은 "올해는 6강을 못 올라갈 팀이 어디인지가 더 궁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는 주말 개막을 앞둔 KBL은 1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각 팀 사령탑과 대표선수, 그리고 '빅3'로 꼽히는 신인선수 3인방이 참석해 입싸움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행사 도중 취재진으로부터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두 팀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10개 구단 감독은 난색을 표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먼저 "올 시즌에는 각 팀 전력이 비슷하다. 어느 팀이 6강에 못가느냐가 더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오리온과 KCC, 그리고 '빅3' 신인을 잡은 SK, 모비스, 전자랜드 중 2팀이 올라갈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유 감독의 말에 많은 감독들이 공감을 표했다. 문경은 서울 SK 감독은 "지난 시즌에 9등을 해서 한꺼번에 큰 목표는 못잡았다. 끌어내릴 4팀을 생각해봤는데 없더라"며 "나 역시 6강 못갈 팀이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챔피언결정전에 갈 2팀은 오리온과 KCC가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도 "2팀을 꼽으라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포기를 선언했고 김진 창원 LG 감독도 "2팀을 꼽기 힘든 시즌"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역시 대세는 지난 시즌 챔피언 고양 오리온과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 쪽으로 기울었다. 김영만 원주 동부 감독은 "선수 구성에 변화가 없는 KCC나 오리온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며 두 팀의 손을 들어줬고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도 "KCC와 오리온이 강하지 않나 싶다"고 힘을 보탰다. 김진 감독과 추승균 전주 KCC 감독은 안양 KGC인삼공사의 챔프전 진출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만인에게 챔프전 진출 후보로 지목당한 고양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은 여유로웠다. 추 감독은 "1팀은 분명히 알겠는데 나머지 한 팀은 모르겠다"며 패기 넘치는 전망을 내놓은 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한팀은 전자랜드가 오면 좋겠다. 이동거리가 가장 짧다"고 농담까지 곁들이는 여유를 보였다.

씁쓸해하는 팀들도 있었다. 김승기 KGC 감독은 "씁쓸하다. 예전엔 KGC가 우승후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김진 감독님과 추승균 감독님만 얘기해주셨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소감을 전했고, 이어 "내가 일을 저질러놓고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인데 올해는 우리가 올라갈 것이다. 상대를 고르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부산 kt의 조동현 감독도 "역시 우리팀은 아무도 언급을 안해주신다"고 씁쓸하게 중얼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청담=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