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0(25-23, 25-21, 25-18)로 제압했다. 지난 16일 대전 원정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대한항공은 홈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승점 3을 추가하며 가장 먼저 승점 6에 도달,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1라운드 일정을 감안하면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틀 휴식 후 안산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OK저축은행을 만난다. 그리고 엿새 휴식을 취한 뒤 홈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한다. KB손해보험 경기까지 휴식일이 길다. KOVO컵 우승으로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전력을 잡은 뒤 분위기를 타면 OK저축은행까지 제압해 3연승을 노릴 수 있다.
홈 개막전을 맞은 대한항공 선수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1세트 범실이 고작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경기에 집중했다. 1세트 초반 득점은 한선수의 2점에 불과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앞세워 상대 범실을 유도했다. 기록이 말해줬다. 대한항공은 1세트 득점(17점), 공격성공률(37.93%)에서 모두 한국전력(20점-46.88%)보다 적었다. 그러나 5개 적은 범실을 기록하며 1세트를 챙겼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가스파리니-김학민 쌍포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센터 진상헌이 블로킹 2개 포함 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2세트 엎치락뒤치락하던 승부는 세트 후반 갈렸다. 대한항공은 21-21에서 상대 공격을 진상헌이 유효블로킹 했고, 김학민이 강력한 공격을 꽂아넣어 앞서 나갔다. 이어 한선수가 전광인의 공격을 완벽히 가로 막아 2세트를 챙겨왔다.
승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한국전력을 더욱 몰아붙였다. 높이가 빛을 발했다. 12-12에서 진상헌과 곽승석이 잇따라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2점의 리드를 가져갔다. 진상헌은 14-12에서 윤봉우의 속공을 가로 막아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대한항공은 17-12로 순식간에 달아났다. 한국전력이 추격에 나서자 가스파리니가 나섰다. 18-15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강력한 서브에이스까지 꽂아넣었다. 대한항공의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한 방이었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17점)와 김학민(14점)이 31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숨은 공신은 센터 진상헌이었다. 블로킹 5개 포함 8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의 블로킹은 13개로 한국전력보다 7개 많았다. 범실은 한국전력(20개)보다 5개 적은 15개에 불과했다. 한국전력은 바로티와 전광인이 공격에 나섰지만, 상대 높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