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효율' 시민구단 광주 FC가 구단주인 윤장현(67) 광주시장의 무관심 속에 휘청거리고 있다. 수원시와 성남시, 인천광역시 등 '스포츠 선진 도시'들이 축구단 운영에 정성을 쏟고 있는 시점이기에 윤 시장의 무성의한 태도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광주 FC가 2010년 창단 뒤 처음으로 직원과 선수단 월급을 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단은 지난 25일 선수단과 프런트 등 50여명의 급여 2억7000여만원과 선수단 숙소와 훈련용으로 쓰이는 목포축구센터 운영비 등 총 5억여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27일 "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데…. 경기를 뛸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진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한숨 쉬었다.
구단주인 윤 시장과 광주시가 임금 미지급 사태 뒤 제시한 해법은 '대출'이었다. 광주시는 경영 위기에 몰린 구단에 추경예산 2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12월 말에나 예산을 받을 수 있어서 10월부터 약 석 달 동안 직원과 선수단이 임금을 받지 못할 처지다. 광주시는 구단 측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해결하라. 12월에 추경예산이 나오면 남은 부분을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FC는 이미 지난 8월에도 은행에서 15억원 가량을 빌려 쓴 바 있다.
대출도 빚이다. 추경으로 20억원을 받아 대출에 따른 빚잔치를 하고 나면 광주 FC는 또다시 빈털터리가 된다.
팀 관계자는 "대출을 해서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 광주 FC는 올 시즌 71억원(시예산60억·광고후원금 11억)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른 시민구단인 수원 FC(시예산 80억·광고후원금 23억)와 성남 FC(시예산 80억·광고후원금 100억), 인천 유나이티드(시예산 50억·광고후원금 80억) 중 가장 적은 돈을 쓴다. 광주시는 수도권인 다른 곳과 비교해 지역기업도 적은 편이라 후원금이나 광고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구단주인 광주시와 윤 시장이 나서서 시민구단인 광주 FC의 재정을 지원하지 않으면 또 다시 임금 미지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염태영(56) 수원 시장이 구단주인 수원 FC는 잔류 경쟁에서 살아 남기위해 선수단에 경기당 1억5000만원의 승리수당을 주기로 약속했다. 수원 FC와 수원 삼성 축구단의 연고인 수원시는 몇 해 전 kt 야구단까지 유치하면서 스포츠 선진도시로 뻗어나가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인 유정복(59) 인천 시장도 축구단의 부흥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FC는 이재명(52) 성남 시장 겸 구단주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 시장의 무관심 행보와 확연히 구분된다.
지자체는 도민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윤 시장이 시민구단 광주 FC를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