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농, 주름잡던 '큰언니'들과 이별…"인생 2막 엽니다"


삼성생명의 든든한 '맏언니' 이미선(37)은 변연하가 작별 인사하기 하루 전인 10월 29일 은퇴식을 가졌다.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개막전에 앞서 등장한 그는 단정한 검은색 원피스에 맨발이었다. 이미선은 "코트에서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 것이 예의"라며 수줍게 웃었다. 자신의 농구 인생과 똑 닮은 말이었다. 이미선은 1998년 삼성생명에 입단한 뒤 19시즌 동안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원클럽우먼'이었다. 플레이오프만 93차례를 치렀고, 리그 우승컵은 다섯 번이나 들어 올렸다. 1107개의 스틸은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정 해설위원은 "남들이 하지 않는 궂은일을 누구보다 착실하게 하는 선수였다. 그만큼 성실하고 묵묵하게 자기 몫을 했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맨발인 맏언니에게 운동화를 신겨 주며 눈물을 쏟았다. 삼성생명은 이미선의 등번호인 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체육관에서 가장 높은 곳에 걸고 영구결번으로 묶어 예우했다. 이미선은 앞으로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학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을 계획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밖에서도 빛나게 마련이다. 변연하와 이미선도 마찬가지다. 정 해설위원은 "일생 농구만 하다 코트 밖으로 나갈 때 느끼는 두려움은 프로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감정일 것"이라며 "변연하와 이미선은 여자 농구계 톱 레벨의 선수였다.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조만간 자신의 길을 찾아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서지영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