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MBC 주말극 '옥중화'가 51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병훈 감독이 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제작 단계부터 열띤 관심을 받았던 '옥중화'는 아쉬움만 남긴 채 마침표를 찍었다. '허준'·'대장금'·'동이'와 같은 작품들처럼 무언가 제대로 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가복제쇼'란 혹평만 받은 채 그렇게 떠났다.
직업만 달라진 주인공
'옥중화'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이는 듯싶었다. 하지만 종영까지 2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시청률이었다. 그렇다고 폭발적인 화제성을 발휘한 것도 아니었다.
새로운 주인공의 성장스토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조선시대 죄수를 관장하던 관서인 전옥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점 외에 주인공의 성장기가 너무도 뻔했다. 목숨을 위협하는 악인들 사이에서 온갖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허준' 이나 '대장금'·'동이'를 보는 듯했다. 악인들은 끊임없이 진세연(옥녀)을 위협했고 진세연은 불굴의 의지로 살아났다. 그 이야기가 반복되며 51회까지 이어졌다. 후반부 출생의 비밀+블치병으로 승부수
타이틀롤인 진세연은 전옥서 다모·체탐인·소격서 도류·상단 대행수·외지부 등까지 직업 바꾸기 신공을 자랑했다. 하지만 주인공의 직업 변화만으로는 '옥중화'를 외면한 시청자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없었다. 그래서 후반부 승부수로 띄운 것이 진세연의 출생 비밀이었다.
진세연, 고수(윤태원), 서하준(명종)을 둘러싼 삼각 로맨스가 팽팽하게 펼쳐지던 중 진세연과 서하준이 알고 보니 배다른 남매 관계였다는 이야기. 즉 진세연의 친엄마는 중종의 승은을 입은 궁녀였다는 것. 여기에 불치병이 더해졌다. 건강하던 서하준이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고 쓰러지더니 불치병에 걸렸다. 이래저래 진세연을 사랑하지만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죽어가면서도 온통 진세연 걱정뿐인 왕의 모습에서 불현듯 '대장금'이 떠올랐다. 일명 '막장드라마'에 등장하는 요소들이 후반부 모두 등장했지만 반전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자가복제쇼'라는 불명예만 안았다.
드라마평론가 충남대학교 윤석진 교수는 "그간의 성과를 계승하는 차원까지는 좋았지만 발전시키기보다는 기존 성과에 안주하는 느낌"이라면서 "'대장금'의 수라간이나 '동이'의 도화서 같은 특정한 장소들을 바꾸면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병훈표 사극은) 패턴화되어 있다. 그 패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