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NC의 '진실게임'이 시작됐다. 승부조작 조직적 은폐 의혹에 휩싸인 NC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태일 NC 대표이사는 8일 자신의 명의로 보도자료를 냈다.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대표는 "NC 다이노스의 모든 구성원들은 지난 7일 경기북부경찰청이 발표한 내용과 관련해 팬 여러분의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구단이 소속 선수의 부정행위를 인지하고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 의혹이 있다고 했다. 관리를 충실하게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부정행위를 고의로 숨기는 등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혐의를 두고 있는 승부조작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내용이다.
NC는 하루 전 창단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을 담당한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팀은 7일 수사 발표에서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소속 구단에 범행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해 10억원을 편취한 구단 관계자 2명(단장·본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선수 몇 명이 연루된 사건으로 여겨졌던 일이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구단 주도 승부조작 은폐 사건으로 번졌다. '개인의 일탈' 범위를 넘어섰다.
경찰은 은폐 구단과 연루자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소속 구단은 NC, 선수는 이성민(현 롯데)이었다. NC는 2013년 우선지명 때 계약금 3억원을 주고 대졸 우완 유망주 이성민을 지명했다. 하지만 2014년 11월 10구단 kt 특별지명 때 돌연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이성민을 제외했다. 이성민은 kt로 이적한 뒤 2015년 5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경찰은 NC가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이성민을 제외하는 과정에서 이미 승부조작을 인지했다고 발표했다.
박민순 사이버수사팀장은 "10월 7일 압수수색을 통해 선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협의한 구단 내부 회의기록을 확보했다. 사기죄 적용의 근거"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성민이 2014년 7월 4일 브로커로부터 현금 300만원을 받고 1회 볼넷을 내주는 방법으로 승부조작을 했다는 혐의점을 잡고 있다.
이태일 대표는 "2014년 구단에 선수의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접수됐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구단관계자가 해당 선수를 면담하는 등 최대한 노력했으나 해당 선수의 승부조작 행위 가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으니 은폐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히다. 이어 "구단 관계자들이 이러한 확인 과정에서 과연 부적절한 행위를 했는지는 앞으로 이어질 절차에서 보다 명백히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혐의가 제기된 관계자들이 관련 업무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해당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8일부터 직무정지 조치를 취했다. 앞으로도 새로운 상황과 조치에 대해서 팬 여러분께 말씀 드리겠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인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NC는 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론을 펼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 만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짊어져야 할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