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구단은 김병현을 내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구단 관계자는 10일 "김병현은 보류선수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구단 내부적으로 상황이 정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매년 11월25일까지 다음해 재계약 대상 명단인 보류선수를 확정하고 KBO에 통보한다. KBO는 30일 명단을 최종 공시한다.
광주 출신 김병현은 성균관대 재학 시절이던 1998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김병현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04년에는 보스턴 소속으로 두 번째 월드시리즈 반지를 손가락에 꼈다. 그는 2007년까지 통산 394경기에 등판해 54승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2008년부터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김병현은 2011년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과 계약했다. 일본 무대에서 재기에 실패한 그는 2012년 넥센과 계약하며 한국으로 전격 복귀했다. 2014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1997년 광주일고 졸업 후 1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KBO리그 성적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통산 11승2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19를 기록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올해 김병현에게 재기의 기회를 줬다. 김병현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급성 맹장염에 걸리면서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한 차례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퓨처스리그 15경기에 등판해 1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7.36에 그쳤다. 마지막 등판은 8월25일 kt 퓨처스와 경기로 당시 4⅓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는 나머지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30대 후반의 나이와 기량, 고액 연봉을 고려하면 김병현이 새둥지를 틀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병현은 후반기 신변 정리를 하며 은퇴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현이 은퇴를 발표한다면, 서재응·최희섭과 함께 광주일고 출신 빅리거 트리오는 모두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