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2'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 3분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올해 마지막 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4분기 실적은 국제유가와 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1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올 3분기(1~9월) 매출액 1조5554억원, 영업이익 15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9.4%, 영업이익은 233%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526억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달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도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4476억원)을 올리며 활짝 웃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34.9% 늘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하락과 원화 강세, 추석연휴 효과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기저 효과로 국제선 여객 수송량 증가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다가올 4분기다. 최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문제로 차가워진 중국과의 관계로 인해 중국이 자국 국민들에게 저가 해외여행 근절 지시를 내렸다. 표면적으로 불합리한 저가 여행을 근절하겠다는 이유이지만 항공업계는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화물 수요 위축과 원·달러 환율 상승 위험 등의 변수도 발생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수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정'으로 규정하는 등 보호무역 강화도 선언했다.
만약 트럼프의 이런 주장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제조·수출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수출 품목들이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영향을 받으면 항공사 입장에서 화물 사업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위험)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금리 인상시기가 늦어져도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 특성상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항공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환율은 항공사 실적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라며 "올 4분기 달러화 가치가 계속 상승할 경우 과도한 부채비율로 재무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3분기 실적(단위:원) ----------------------------------------------------------- 구분 2016년 3분기 2015년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매출 영업이익 ----------------------------------------------------------- 대한항공 3조568억 4476억 2조9186억 3317억 아시아나항공 1조5554억 1516억 1조4219억 455억 ----------------------------------------------------------- 자료=각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