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마음의 소리'가 온라인을 강타했다. 공개 10시간 만에 100만뷰를 넘었고 6일 만에 전체 재생수 1000만뷰를 돌파했다. 네이버TV캐스트 집계로만 따진 결과로 여타 웹드라마의 조회수를 압도했다. 대형 팬덤의 아이돌 한 명 없이 오로지 작품으로만 이뤄낸 성과다.
'마음의 소리'는 웹툰 최초 10년 연재 신화에 빛나는 동명의 웹툰의 에피소드를 재구성한 가족코믹극이다. 만화가 지망생 조석(이광수)와 그의 가족들의 엉뚱한 일상스토리가 웃음을 유발한다. KBS 예능국, 포털 사이트 네이버, 판권을 소유한 공동 제작사 크로스픽쳐스(주)가 의기투합해서 만들었다.
장르는 드라마인데 담당은 KBS예능국이다. 지난해 예능드라마라는 독특한 장르로 '프로듀사'를 선보인데 이어 또 한 번 도전에 나섰다. 매주 월요일 오전 6시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선 웹공개, 후 TV방송이라는 파격적 편성을 했다.
KBS의 웹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가량 드라마제작국에서 '웹드라마 스페셜'을 만들어 매주 금요일 새벽 1시 1TV 혹은 2TV를 통해 방송됐다. 하지만 시간도 늦은데다가 방송 채널이 옮기는 바람에 고정 시청자를 내긴 힘들었다. 그렇게 드라마국에서 찬밥 취급당한 웹드라마를 예능국이 가져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14일 발표된 TV화제성 드라마 부문에서 '마음의 소리'는 7위를 기록했다(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재미있는 대본, 유쾌한 캐릭터, 섬세한 연출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기대 이상의 퀄리티에 웹툰 팬이 그대로 흡수된 것은 물론 기존 TV캐스트 시청자에 지루한 출근길을 보내는 일반 대중까지 사로잡았다. 한 에피소드를 대중교통을 기다리거나 갈아타는 시간인 5~10분 단위로 짧게 나눈 전략도 좋았다.
방송 관계자는 '마음의 소리'에 대해 "짧은 단위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컬쳐(웹툰)가 또 다른 스낵컬쳐(웹드라마)로 2차 가공이 이뤄졌다. 소비층이 같아 시너지 효과가 있으며,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니 확산 속도도 빠르다. 입소문이 나면 여러 사이트에서 그대로 퍼다 공유하는 요즘 현상을 잘 이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음의 소리'는 오는 12월 공중파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은 온라인에 공개된 버전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피소드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를 일단 잡아두고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아우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댓글에도 "빨리 TV로 방영됐으면 좋겠다. 부모님과 같이 보고 싶다"는 폭발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