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38사기동대'를 통해 악역 이미지가 짙었던 오대환은 MBC '쇼핑왕루이'에서 우스꽝스러운 조인성 역을 맡아 역주행 신화를 견인했다. 임세미와 함께 '더럽커플'로 불리며 미친 존재감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자동차에서 대변을 실례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오대환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대변을 싼 경험을 살려 연기했다. 그런 경험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38사기동대' 마진석의 악랄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얘기를 꺼냄과 동시에 웃음이 터졌고 깨방정 입담이 인터뷰 분위기를 내내 유쾌하게 만들었다. "조인성과 실제 모습이 70% 정도 가깝다"고 밝힌 오대환은 기분 좋은 긍정 에너지의 아이콘이었다.
-'쇼핑왕루이' 종영 소감은.
"기사에도 많이 나왔지만 처음엔 저조하게 시작했다. 처음엔 신경 쓰지 말고 일하자고 했는데 다들 불안해했다. 감독님을 필두로 해서 자신감 있게 하자고 해서 의지를 다부졌던 기억이 난다. '쇼핑왕루이' 조인성처럼 코믹한 역할은 방송에서 처음 해봤다. 연극이나 뮤지컬 할 때는 늘 해왔던 역할이었다. 바로 전 작품이 '38사기동대'라 사람들이 날 악역으로만 바라볼까 걱정이 많았는데 대변 사건 이후 완벽하게 조인성으로 바라봐 주신 것 같다. 평소 댓글 보는 편이 아닌데 나라가 어수선하고 이럴 때 조인성을 보면서 웃었다는 댓글을 보면서 뿌듯했다."
-서인국과 연속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인국이와 '38사기동대' 거의 끝날 때 말을 놨다. 낯가림이 심해서 인국이가 말을 놓으라고 해도 쉽사리 말을 놓지 못했다. 내게 서인국은 연예인이었다. 불편한 것도 있었고 까칠할 것 같기도 했는데 인국이는 굉장히 겸손했다. '38사기동대' 끝나고 차기작에서 또 인국이와 만난다는 게 기대도 되고 의지도 많이 됐다. TV 드라마 연기는 나보다 선배니까 조언도 많이 해주곤 했다. 아끼는 기타도 선물로 줬다. 자긴 곧 군대 가니까 기타 가지고 레슨 받아서 나중에 제대할 때 연주를 해달라고 하더라. 고가의 기타였는데 정말 고맙더라. 내가 어리광을 많이 피우는데 현장에서 늘 선배처럼, 형처럼 격려해주던 인국이었다."
-이번 작품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이 되나.
"예쁜 동화였다. 사람들이 했던 얘기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악역마저도 예뻐보이는 드라마'라는 평이었다. 악역이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사랑스러웠다. 모든 등장 인물이 그랬다. 종방연 때 다같이 15, 16회를 봤다. 김영옥 선배님이 극 중에서 돌아가셨을 때 다들 안 울었는데 힐 신고 공원을 걷는 장면에서 다 울었다. 감정을 북받쳐서 많이 울었다. '예쁜 드라마의 한 인물이 떠나가는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 울컥한 것 같다. 16부에서 남지현(고복실)이 엄마의 모습을 처음 볼 때도 많이 울었다. 엄효섭 선배님은 수십편의 드라마 쫑파티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운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 예쁜 드라마가 잘 되어 좋고 우리 스스로 힐링도 했다. 언제 또 이런 작품을 만날까 싶다."
-첫 수목극 1위를 차지했을 때 소감은 어땠나.
"그럴 줄 알았다. 가파르게 시청률이 상승하면서 언제 1등 하냐가 문제였다. 배우들끼리 '10부 정도 가면 1등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진짜 10부, 11부에 1등을 하길래 '다들 그럴 줄 알았어' 이런 분위기였다.(웃음)"
-역주행 신화를 썼다. 가족들이 정말 좋아했을 것 같다.
"딸들(참고로 오대환은 딸 셋과 아들 하나가 있는 다둥이 아빠)이 진짜 좋아했다. 평소에도 내가 한 드라마를 다 챙겨보는데 보면서 아이들이 '왜 아빠는 악역만 하냐'는 질문을 했었다. 그때마다 '다 착한 사람만 있으면 천국이 아니겠니. 세상에 나쁜 사람도 있으니까 조심해라. 우리 생각대로 모두가 다 선하지는 않다.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나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빠가 잘하니까 그런 것이다. 감사해야 한다'고 설명해주곤 했다. '쇼핑왕루이'에선 악역이 아니었다. 딸들이 너무 재밌어하고 즐거워하더라. 아빠 똥 쌌다고 웃더라. 큰딸이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서인국(루이)과 남지현을 실제로 보고 싶다고 했다. 촬영장에 놀러오라고 하니 잠을 못 잘 정도로 좋아했는데 촬영이 주로 밤이었던 터라 아쉽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