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6-2017 V리그 남자부 2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승으로 승점 20점을 올린 대한항공은 한전에 승점 4점 차 앞선 1위를 달렸다. 하지만 2위와의 맞대결에서 승점 3점을 내주며 한 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가스피리니가 29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46.4%에 그쳤다. 경기 전 박기원 감독이 "더 높아야 한다"고 꼬집은 부분이다. 김학민은 11점에 그쳤다.
공격보다 집중력이 문제였다. 경기 후 만난 박기원 감독은 이날 패전에 대해 "집중력 부족으로 패했다"고 꼬집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 초반부터 1위팀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4-2로 앞선 공격에서 랠리 끝에 왼쪽 공격수 김학민이 상대 코트 빈 자리에 정확히 스파이크를 꽂아 넣으며 3점 차로 앞서갔다. 한전은 바로티가 공격 성공 뒤 바로 서브 미스를 범했다. 오른쪽 공격수 가스파리니의 선상 스파이크가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인정받았고, 이어진 상승세에서 김학민이 스파이크와 서브 득점까지 성공하며 좋은 흐름을 탔다. 한 때 스코어는 6점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세트 막판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급격하게 실점이 많아졌다. 상대 세터 강민웅이 연속 블로킹으로 기세를 올렸다. 대한항공의 공격은 번번이 막혔다. 결국 23-25로 패했다. 2세트도 20-25로 패했고, 3세트는 접전 승부 끝에 이겼지만 4세트를 다시 허무하게 내줬다.
박기원 감독은 "몇 점 앞섰다고해서 그렇게 해선 안 된다"며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를 꼬집었다. "블로킹과 수비 모두 팀 능력치에 모자라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보이지 않는 실책도 언급했다. 한 차례 랠리에서 산발적으로 아쉬운 플레이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서브가 잘 되면 블로킹, 리시브가 잘 되면 공격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기록되는 실책은 1개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2~3번 아쉬운 플레이가 나온 것이다"고 평가했다. 1위 유지에 대해서도 "위기 때 잘 넘어갔다. 운도 따라줬다. 실력은 아직 1위를 하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9경기에서 2패째. 분명 나쁜 성적이 아니다. 하지만 감독은 냉정했다. 승승장구하던 팀에 경각심을 줄 의도로 보인다. 이날 패배로 한전에 1점 차까지 쫓겼다. 박 감독은 "이런 경기를 통해서 보강해야할 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24일 우리카드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