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27)의 계약은 23일 발표됐다. 그런데 레나도는 발표 일주일전인 지난주 이미 한국을 다녀갔다.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서였다.
삼성은 레나도를 계약금 10만달러에 연봉 95만달러, 총액 105만달러(약 12억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구단에선 일찌감치 레나도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다. 현장에서도 그의 영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다만 레나도의 몸 상태에 관해 확실하게 점검하고 싶었다. 올 시즌 최악의 외국인 선수 악몽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2승6패 평균자책점 7.60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플란데를 제외하곤 모두 부상으로 신음했다. 웹스터(4승4패 평균자책점 5.70)는 6월 초 종아리 근육 손상 진단을 받았고 한 달 뒤에 방출됐다. 벨레스터(3패, 8.03)는 3차례 등판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 울며 겨자먹기로 교체했다. 하지만 대체 선수 레온(1패, 11.25)은 고작 2경기, 8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부상으로 개점 휴업했다.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는 44경기 출장에 그쳤다.
삼성은 레나도와 계약 논의 과정에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삼성이 비시즌 영입한 외국인 선수 가운데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건 레나도가 거의 처음이다. 삼성 뿐만 아니라 대부분 구단은 해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다. 구단 관계자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많이 다쳤다. 확실하게 짚고 계약을 완료하려 했다"고 말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려 한 셈이다.
레나도는 지난 주중 한국에 들어왔고, 대구로 이동해 구단 지정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별 문제는 없었다. 구단 관계자는 "해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 한 단계 거쳐 듣는 것과 국내에서 직접 듣는 건 아무래도 조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팀 트레이너의 의견도 들었다"고 말했다. 레나도는 2박 3일간 머무른 뒤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단순히 몸 상태만 확인한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정보 코디네이터를 통해 레나도의 인성과 프로의식 등 검증을 마쳤지만, 직접 대면하며 이야기도 나누었다.
레나도는 미국에서 유망주였다. 2010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1라운드(전체 39순위)에 지명됐다. 신장 204cm, 체중 108㎏ 체격 조건도 뛰어나다. 빅리그 통산 20경기(선발 14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7.01,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124경기(선발 123경기)에서 49승30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구단에선 일찌감치 레나도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고, 현장에서도 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구단은 "레나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146km, 최고 구속은 150km 수준이다. 또한 위력적인 커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큰 키에서 뿌려지는 각이 좋은 포심 패스트볼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레나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146km, 최고 구속은 150km 수준이다. 또한 위력적인 커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큰 키에서 뿌려지는 각이 좋은 포심 패스트볼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레나도의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고, 메디컬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마치고서 영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