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종신이 뮤지션으로 돌아왔다. 한 소절 한 소절 마음에 와닿는 가사들은 어지러운 시국에 위로를 건넸다. '음유 시인'다운 모습이었다.
26일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유스케')'은 월간 유스케 11월호 유스케 낭독회 '귀로 듣는 시' 특집이 전파를 탔다. 이날 첫 게스트였던 윤종신을 비롯해 루시드폴·자이언티·장기하와 어굴들·요조가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윤종신은 뮤지션보다 예능인의 이미지가 강하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소속가수의 음원을 발표하고 있지만, 주목도는 그리 높지 않다.
누구보다도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 쉽게 그의 노래는 잊혀졌다. 하지만 윤종신은 '유스케'에서 뮤지션의 존재감을 뽐냈다. 윤종신은 "나이가 들수록 음악이 좋아진다. 반면 대중들과 내 음악은 멀어지는 기분"이라며 "어떻게든 소통하려고 노력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만든 음악이 인기를 끌지 않아도, 사람들이 좋아해 주지 않더라도 계속 음악을 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윤종신의 라이브는 뮤지션의 정점을 찍었다. 음악방송에서 '깐족'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늘 심사만 하던 그가 아니었다. 노래를 대하는 징정한 모습과 가사를 대하는 자세는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윤종신에 이어 루시드폴도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루시드폴은 '아직, 있다;를 마지막 곡으로 골랐다.
이 노래는 발표 당시 가사를 통해 세월호를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츢을 받았다. 하지만 루시드폴은 "창작자의 자유, 해석의 자유가 있다. 이 곡은 뭐가 동기가 됐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들어봐달라고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 봄이 오기 전 /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 친구야 / 무너지지 말고 / 살아내 주렴'
루시드폴의 기타에 걸린 노란색 리본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날 '유스케'는 방송 말미 '아직, 있다. 우리는 아직 이 시의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자막처럼 '아직 이 시의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뮤지션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뮤지션의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음악은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