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6연패 수렁에 빠지며 단독 꼴찌의 수모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에 대한 '왕따설'까지 겹쳤다. '공격을 성공시킨 브라이언에게 동료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인터넷상에서 제기됐다. 성적 부진보다 더 치명적인 선수단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팀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2라운드 흥국생명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기면 해결될 문제"라며 "분위기가 좋을 일이 없다. 여자 선수들이라 더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관심을 주는 팬이 많다는 뜻 아니겠는가. 선수들도 좋게 받아들이고, 이해했으면 한다"면서 "선수들한테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할 때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뛰지 말고 그냥 가운데로 모이라고 했다"며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 분위기가 반영됐을까. 도로공사는 최악의 출발을 했다. 1세트 상대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가 시작됐지만, 1점도 뽑지못하고 내리 4실점을 했다. 김종민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가라앉은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상대에게 21점을 허용했고, 12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27.27%에 불과했다.
전열을 추스른 도로공사는 2세트 반격에 나섰다. 11-11에서 최은지가 오픈 공격에 이어 블로킹까지 성공시켜 2점의 리드를 잡았다. 최은지의 득점으로 14-11까지 달아났다. 도로공사는 고예림의 공격까지 더해지면서 22-17, 5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실점을 시작했다. 22점에 묶이는 동안 연속 4실점으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위기를 넘지 못했다. 상대 러브에게 잇따라 공격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정시영의 오픈 공격을 막지 못해 끝내 2세트를 놓쳤다.
도로공사의 뒷심 부족은 3세트까지 이어졌다. 3세트 초반 상대를 무득점에 묶어 놓고 4-0까지 달아났다. 브라이언과 최은지 '쌍포'에 배유나의 중앙 공격까지 살아나면서 14-9, 5점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무너졌다. 브라이언의 오픈 공격이 러브에게 막혔고, 유서연에게 서브에이스를 허용했다. 정대영의 시간차로 1점을 얻었지만, 15점에 머무는 동안 연속 4실점으로 15-15 동점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 몰린 도로공사는 3세트 후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범실을 저질렀다. 23-22에서 상대 김나희에게 서브에이스를 허용해 동점을 허락했고, 브라이언의 공격이 코트 밖으로 벗어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패배 위기에서 긴 랠리를 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상대 러브의 스파이크 막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세트스코어 0-3(16-25, 23-25, 23-25)으로 패한 도로공사는 7연패 늪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