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는 12월 추위 속에서도 맹훈련중이다. 다른 팀은 비시즌을 맞아 휴가를 즐길 여유가 있지만, 내년부터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의 새 일원이 되는 대구는 쉴 시간이 없다. 손현준(44) 대구 FC 감독은 "우리는 '내년 시즌 꼴찌'라는 생각을 하고 출발한다. 당연히 남들이 쉴 때 선수단이 모여 운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클래식 수준'으로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리그 소속 상당수의 팀은 시즌이 종료된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겨울 휴가를 갖고있다. 일 년 내내 그라운드를 누빈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대구는 오는 12일까지 홈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이후에는 남해로 내려가 이달 말까지 1차 캠프를 열고, 1월부터는 중국 쿤민으로 넘어가 2차 전지훈련을 갖는다. 사실상 쉬는 날 없이 선수단 전체가 촘촘하게 움직인다고 봐야 한다.
대구 구단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대구는 2016년 2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승격의 꿈을 이뤘다. 이제부터는 1부리그에서 살아남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올해 클래식 무대 '막둥이'였던 수원 FC는 12위를 기록, 1년 만에 챌린지로 강등됐다. 2부리그에서 '날고 기었던' 팀도 실력과 경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구라고 해서 수원 FC의 사례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손 감독이 "우리 팀은 내년에 꼴찌다. 패전이 한 경기씩 쌓이면 연말에 다시 강등된다"라고 선을 그은 뒤 '정신무장'을 외친 이유다.
손 감독은 "무조건 훈련을 많이 한다고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 팀은 조금 다른 상황이다"며 "클래식은 2부리그와 다르다. 예년보다 시즌을 조금 더 일찍 시작해서 몸의 밸런스나 선수단의 긴장감을 1부리그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더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휴가 없이 훈련 일정을 짰다"고 설명했다. 대구 선수단 대부분은 지금까지 2부리그에 맞춰진 채 살아왔다. 생각과 몸도 그에 맞게 형성돼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훈련을 통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선수단에 클래식 수준에 맞는 생활 태도를 갖출 것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손 감독은 "이제부터는 평소 생활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경기 뒤 술 한잔 하지'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나는 클래식 선수다. 안 된다'고 잘라낼 줄 알아야 한다. 생활 태도와 방식까지 1부리그에 맞춰달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우선 나부터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62) 대구 FC 사장은 "3년 뒤 대구를 클래식 우승팀으로 만들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일선에서 팀을 이끄는 손 감독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했다. "매 경기 목숨을 걸고 뛰어야 합니다. 그렇게 1년, 2년을 버티다 보면 우리 팀 선수들이 서서히 성장하겠죠. 더불어 팀에서도 투자가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지금은 다 안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대구는 분명히 해 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