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49) 두산 감독이 2년 연속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감독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두 개다.
김 감독은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신임 감독이라 계약 기간은 2년이었다. 취임 직후 "앞으로 내겐 '어떤 리더십'이라는 수식어는 다 필요 없다. 그냥 '우승 감독님' 소리 하나 듣고 싶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말이 이렇게까지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역대 3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우승을 염원해 온 두산은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나서 꿈을 이뤘다.
올해 성과는 더 눈부셨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 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9월이 채 끝나기도 전 이미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1위였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93승) 기록도 다시 썼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강호 NC를 4전 전승으로 격파했다. 완벽한 통합 우승이었다.
두산도 일찌감치 김 감독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김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3년 총액 20억원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두산 감독 최고액이다. 우승의 물꼬를 다시 터 준 감독에 대한 예우였다.
김 감독은 두산이 잃어버렸던 끈끈한 팀 컬러를 되찾아 준 감독으로 꼽힌다. 전력 공백이 눈에 띄지 않도록 팀을 잘 운용했고,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냈다. 유망주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줬다. '초보 감독'이라는 꼬리표와 물음표를 뗀 지 오래. 김 감독은 2019년까지 최강팀 두산을 이끌어 나갈 선장이다. 조아제약 감독상 수상자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