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랜드는 지난달 10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제2의 트와이스, 제2의 아이오아이를 꿈꾸며 엠넷 '모모랜드를 찾아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약 2개월간 치렀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며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그러나 소수 팬의 성원에 힘을 입어 데뷔를 결정했고, 크라우드 펀딩에 목표에 초과달성하며 '꽃길'을 예고했다.
모모랜드의 데뷔 뒤에는 묵묵히 이들을 지원한 더블킥컴퍼니 이형진 대표가 있었다. 이 대표는 모모랜드에 모든 걸 걸었다.
모모랜드 연습시간보다 더 일찍 사무실에 나와서 솔선수범했고, 모모랜드에게 더 많은 경험을 시켜주기 위해 발로 뛰었다. 비록 비방송이었지만, 3만여 관중이 모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무대에 모모랜드를 세웠다. 이 대표가 모모랜드에 쏟는 애정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이하 일문 일답.
- '모모랜드를 찾아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신인을 대중들에게 알리려면 기본 앨범 2~3장 정도 내야 한다. 회사마다 제작비는 다르지만 적어도 7억원 정도 들어간다. 다른 신인들과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했을 때 과감하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끝이 미미했다. "처음에는 '식스틴'의 흥행을 보고 시작했다. '식스틴'은 대형 기획사의 프로그램이라 '모모랜드를 찾아서'는 '70%만 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15세~30세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내부적으로는 성공적으로 얘기했다."
- 모모랜드 마지막 공연에 3000명의 관중을 못 모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처음엔 7000명을 잡았다. 주위에서 만류해서 3000명으로 줄인거다.(웃음) 사실 1000명 모으는 것도 힘들다. 그래도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생각했다. 3000명이 안 모일 것 같아 사람을 동원할까 말까 고민도 했다. 괜히 논란을 만들기 싫어서 한 명도 안불렀다. 냉정하게 평가를 받았다."
- 예정대로라면 모모랜드 데뷔는 불투명했다. "만약에 여론이 무관심이었다면 데뷔를 안 시켰을 거다. 마지막 공연 때 2300명을 모았는데, 미처 못 모은 700명을 직접 찾아다니자고 마음을 먹었다. 일단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 데뷔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다. "고민을 많이 했다. 3000명이 모이면 아이오아이와 맞대결을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가 안 되니 아이오아이 활동 끝나는 주에 무조건 데뷔시키려고 마음을 먹었다. 게다가 모모랜드가 데뷔한 주에 전부 남자팀만 컴백하길래 바로 데뷔를 결정했다."
- 모모랜드에게 데뷔를 알리지 않았다던데. "아이들한테는 먼저 얘기를 하면 아이들의 긴장감이 사라진다. 그래서 아이들한테는 비밀로 했다."
- 모모랜드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우리 세대는 '모모'하면 '모모는 철부지'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대학가요제 대상 곡이다. 언젠가 모모랜드 이름이 조금 알려지면 리메이크하려고 한다. 모모랜드의 주제가가 될 것이다."
- 모모랜드의 지향점이 있다면. "사람들에게 설렘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다른 팀이랑 콘셉트도 다르다. 놀이동산에 가면 어드벤스·익스트림 등 다양한 섹션이 있다. '랜드'라는 건 광범위하다. 모모랜드 유닛을 고민하다가 일본 그룹 AKB48처럼 만들어보자는 얘기도 오갔다."
- 대중들은 더블킥컴퍼니의 대표가 이단옆차기인 줄 안다. "이단옆차기는 음악을 담당한다. 프로듀서만 관여하고 제작은 내가 한다."
- 걸그룹의 성공 주기가 짧아졌다. "걸스데이와 AOA가 3년, 에이핑크도 2년 반이 걸렸다. 하지만 작년부터 트와이스와 여자친구가 이른바 바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걸그룹이 2년 차에서 인지도를 못 올리면 실패라고 본다. 빨라진 패턴에 적응하기 위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선택한 면도 있다."
- 그렇다면 걸그룹 수명은 어느 정도로 보나. "7~10년 정도로 본다. 요즘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등 다른 분야로 나간다. 더 길었으면 좋겠지만, 음악 시장의 패턴이 빨라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같은 노래가 한 달 나오면 대중들은 지루해한다. 너무 똑같은 무대를 보여주니 피로감도 느끼는 것 같다. 해외에서는 6개월~1년을 홍보하는데 우리나라는 2~3주 하면 끝난다. 1년 넘게 준비하는 것에 비하면 아쉽다."
- 수많은 걸그룹 중 모모랜드만의 장점이 있다면. "풋풋함이 장점이다. 실력으로 보면 지금 활동 중인 친구들보다 못 할 수 있지만 풋풋과 발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어려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싶다.
- 대표로서 모모랜드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가 있다면. "언제까지 같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해 한해 발전해가는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다. 성공할 수 있게끔 회사가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 멤버들이 10년, 20년 뒤에 '엄마가 모모랜드 였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람이 있다면 나이가 다 차면 정말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매니저는 어떻게 시작했나. "연기자에 대한 꿈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연기자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까 생각하다가 매니저를 시작했다. 1년 해보고 아니면 이쪽 일을 안 해야지 생각했다. 그때가 1997년이었다. 1998년에 그룹 샵 매니저를 맡았다. 그때 대리만족을 느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을 20년 넘게 하고 있다.(웃음)"
- 대표님의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우리 아이가 나를 봤을 때 '아빠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끼리 같이 잘 돼서 오랫동안 보고 싶다. 매니저들도 정당한 대우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