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 중인 전북 현대가 한 시즌을 마감하는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오사카부 시립 스이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전에서 1-2로 패해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전북은 아프리카 챔피언인 마멜로디 선다운즈(남아프리카공화국)와 14일 같은 장소에서 5~6위 결정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 승패에 따라 전북은 10년 만에 복귀한 클럽 월드컵 무대의 최종 순위를 결정짓고 시즌을 마치게 된다.
전북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긴 시즌이었다. 올해 1월 동계훈련을 위해 선수단을 처음 소집한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클래식을 병행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다. K리그 클래식은 지난 11월 초 준우승으로 마감했지만 ACL 결승전 진출로 시즌이 예년보다 길어졌다. 지난달 26일 끝난 결승 2차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올해의 목표는 이뤘지만, 우승 보너스인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손에 쥐면서 자연스레 시즌 종료도 12월 중순으로 미뤄졌다.
약속된 휴식이 점점 뒤로 미뤄지면서 선수단은 이미 지친 상태다. 한 시즌 내내 쌓인 피로에 클럽 월드컵에 동기를 부여해 주던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이 무산된 아쉬움이 더해져 그야말로 녹초다. 클럽 아메리카전이 끝난 뒤 "억지로 쥐어짜서 여기까지 왔다. 내일이 되면 선수들이 다 쓰러질 것 같다"며 "다들 지쳐 있고 빨리 쉬고 싶은 생각뿐이라 동기부여가 될 지 모르겠다"고 우려하던 최강희(57) 감독은 결국 경기 다음날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회복 훈련까지 취소하고 전면 휴식을 안겼다.
그래도 마멜로디전을 '버리는 경기'로 취급할 수는 없다.
한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경기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건 기본이다. 최종전을 씁쓸한 패배로 마무리하고 싶은 감독, 그리고 선수는 아무도 없다.
최 감독도 "올해를 마무리하는 경기다. 많은 이들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며 승리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지친 선수들을 배려하고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벤치 멤버를 대거 기용할 것이라는 귀띔도 곁들였다.
마멜로디전을 승리로 장식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이날 경기 승패에 따라 전북이 챙겨올 수 있는 상금의 규모가 달라진다. 한 판에 걸린 상금만 50만 달러(약 5억8000만원)이기 때문이다. 마멜로디를 꺾고 5위로 대회를 마치면 전북은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원)의 '부수입'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