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구단은 18일 "황의조와 재계약을 완료했다"며 "그는 2017년에도 성남의 대표 공격수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황의조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시즌이 끝난 지 한참 됐지만 이적 문제로 고민이 많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면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고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성남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2016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한 성남은 결국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됐다. 동시에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부리그에선 구단 운영비가 삭감되고 스폰서·광고 수입이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남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교육체육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성남FC 구단 운영비 70억원(2016년 기준) 가운데 15억원을 삭감했다. 예산안은 21일 최종 확정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간판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이적은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 같은 시기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가 영입 움직임을 보이면서 황의조가 성남을 떠나는 건 기정사실화됐다. 감바 오사카는 황의조의 이적료로 약 2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은 축구대표팀 발탁과도 연관돼 있다. 1부리그에서 활약해야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에 띌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노리는 황의조는 지난 6월 스페인과 A매치 이후 6개월째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시 황의조 역시 "내 거취에 대해선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애매한 답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변수는 박경훈(55) 신임 사령탑이었다. 지난 1일 성남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줄곧 "황의조는 죽어도 (다른 팀에) 못 보낸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박 감독의 마음은 황의조에게도 전해졌다. 황의조는 "감독님이 나를 이 정도까지 원하실 줄은 몰랐다"면서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성남 유스 출신인 황의조는 지난 4년 간 성남 유니폼을 입고 122경기를 소화했다. 최근 2시즌간 정규리그서 24골(2015년 15골·2016년 9골)을 터뜨리며 국내 정상급 골잡이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