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간판 미드필더 권창훈(22)이 유럽 진출의 꿈을 위해 중동팀의 거액 제의를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권창훈이 올 시즌 중반 알 자지라SC(아랍에미리트)로부터 무려 500만 달러(약 60억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알 자지라는 권창훈의 이적료로 300만 달러(약 36억원), 연봉으로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책정했다. 연봉 기준으로만 따지면 올 시즌 K리그 '연봉킹' 김신욱(28·전북 현대)이 기록한 14억6846만원보다 무려 10억원 이상 많은 거액이다.
권창훈이 알 자지라의 러브콜을 거절한 이유는 오래 전부터 키워온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 리그의 꿈 때문이다. 권창훈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지만 계약이 성사되진 않았다. 권창훈은 그동안 "군대 입대하기 전에 꼭 유럽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해 왔다. 병역 등 개인적인 상황으로서는 올 겨울이 유럽 진출의 적기인 셈이다. 현재 수원과 남은 계약기간은 1년이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리그앙(1부리그) 디종이 권창훈 영입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은 이날 "디종이 권창훈 영입에 나섰다"면서 "그는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재능이다. 훌륭한 왼발을 가진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자기팀 페널티 박스부터 상대팀 페널티 박스까지 폭넓은 활동폭을 보이는 미드필더)'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권창훈은 독일과 스위스, 포르투갈, 중동, 중국팀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중동과 중국의 제의는 거절했고 박지성과 박주영처럼 유럽에서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1998년 창단한 디종은 올 시즌 1부 리그로 승격했다. 정규리그 19라운드를 소화한 현재 20개 구단 중 15위(4승7무8패)를 기록 중이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식 오퍼는 아니지만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측의 의향을 물어온 적은 있다"면서 "6개월 무상 임대 후 완전 이적을 검토하겠단 제안이라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단도 권창훈이 축구 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곳이라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주요 리그의 구단이 적정 수준의 이적료를 제시하며 공식 영입을 추진할 경우 권창훈 이적 가능성은 있다는 뜻이다.
2013년 수원에서 프로에 입문한 권창훈은 K리그 90경기에 출전해 18골 7도움을 기록했다. 올해는 주장 염기훈(33)와 함께 수원의 공격을 주도하며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끌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맹활약 했다. 그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행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