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전도연·공효진·남지현·정유미. 모두 한 지붕 아래 있는 배우들이다. 매니지먼트 숲 소속이다.
이들은 올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열 일'한 주역들. 한 소속사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 해 드라마와 영화계를 이끌며 큰 활약을 보였다.
차태현·송중기·박보검 등이 속한 블러썸엔터테인먼트 못지 않게, 오히려 더 타율 좋은 소속사로 거듭난 매니지먼트 숲 배우들. 한 지붕 아래 있는 이들의 올해 활약과 더욱 빛날 내년의 큰 그림을 그려 보았다.
◇ 공유
영화 '부산행' '밀정' 두 편으로 2000여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물론 두 작품 모두 공유 혼자 날고 뛴 건 아니지만 그의 노력이 크다. 두 편의 영화는 하반기 극장가의 부흥을 끌어온만큼 화제작. 특히 국내서 첫 시도한 좀비물인 '부산행'은 1156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공유의 이름값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 주인공을 맡으며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8회 내내 부동의 시청률 1위와 최고시청률 12.47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극중 도깨비를 맡은 공유는 맞춤옷을 입은 듯하다. 난해한 패션도 그의 뛰어난 프로포션에는 명품이다. 여심을 녹이는 행동과 대사도 '도깨비'를 보는 이유 중 하나. '로맨틱 코미디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그의 말이 무색할 만큼 '로코 최적화'된 인물로 평가 받는다.
◇ 공효진
'믿고 보는 공블리'는 대단했다. 로맨틱 코미디치곤 호흡이 긴 24부작이었지만 공효진 특유의 매력이 가미돼 지루할 틈 없이 극을 이끌었다. 극중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여자로서 아나운서로서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소문을 감수하는 용기 있는 여자로 시청자들을 위한 편안한 뉴스를 전달하려는 아나운서를 맛깔나게 그려냈다. '파스타'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프로듀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다 같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은 물론 상대 배우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특급 케미스트리는 재미있는 대본과 디테일한 연출을 만나 한층 더 깊어졌다. 어떤 작품을 만나도 연기부터 케미스트리까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100% 충족시키는 공효진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 전도연
괜히 '칸의 여왕'이 아니었다. 남자들도 소화하기 힘든 90% 이상 드라마 출연 지분을 거뜬히 해냈다. 11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이자 첫 tvN '굿 와이프'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법정물이라는 장르적 한계도 '연기 괴물' 전도연 앞에서는 소용 없었다. 극 중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구속되자 생계를 위해 결혼 이후 로펌 변호사로 복귀하는 김혜경을 연기했다. 하루 25~26회차 촬영을 소화하며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잠 못자는 강행군 속에서 결국 스스로를 이겨냈고 어려운 숙제를 끝냈다.
극 초반 주부로 살다가 변호사로 첫 발을 내딛게 된 설렘과 어리숙한 모습부터 소신을 드러내고 단단해져가는 내면을 그려냈다. 전도연의 '원우먼쇼'라고 불려도 좋을 만큼 맹활약을 펼쳤다. 신인의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밝힌 전도연은 '칸의 여왕'다운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TV 속으로 끌어당겼다.
◇ 남지현
어릴 줄만 알았는데 쑥쑥 성장했다. 성인 연기자로서 첫 주인공을 맡고 성장통 없이 신고식을 치렀다. 아직은 앳된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그 안에서도 본인 특유의 매력을 앞세워 '아역배우' 타이틀을 떼고 '배우 남지현'으로 우뚝 섰다. 성인 연기자로서의 성장 뿐만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으로서도 손색없다는 것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가족극 혹은 누군가의 아역으로 기억됐던 남지현은 이번 작품에서 훌륭하게 서인국과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려내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에 어필했다.
더욱이 그는 20대 여배우 기근이라는 연예계에 가뭄을 해소할 단비다. 까맣게 그을린 분장과 고무줄 바지, 강원도 사투리까지 구수하게 표현했다. 예쁘고 얌전하게만 보이고픈 20대 여배우와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차세대 로코퀸'이라는 애칭도 과하지 않았다.
◇ 정유미
선뜻 내키지 않았을 좀비물도 거뜬히 소화했다. 밝은 미소만 띌 줄 알았던 그에게 발견한 색다른 모습이다. '부산행'에서 기차 안 사람들을 보살피는 성경으로 열연을 펼쳤다.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의 아내이자 임신 중에 좀비 공격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만삭이라는 힘든 와중에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이며 남편에게는 거칠지만 사실상 영화 내 휴머니즘은 정유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유의 딸을 끝까지 보살피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