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빛낼 신예의 발굴이다. 영화 '두 남자(이성태 감독)'는 보이그룹 샤이니 멤버 최민호의 스크린 첫 주연작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그 기회로 마주하게 된 새 얼굴에 관객들은 더 큰 신선함을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 철없는 비행청소년 봉길 역으로 분한 배우 이유진(25)은 2013년 MBC '불의 여신 정이'로 데뷔해 2017년 4년차를 맞는 파릇파릇한 신예다. 오디션을 통해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현재 한 작품, 한 캐릭터가 소중하다.
이유진은 평소 또래보다는 선배들에게 더 자극받고 영감을 얻는다며 송중기·이제훈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또 한 번쯤 최동훈 감독 작품에 출연하길 희망하는 간절함도 품고 있다. 원하는 그 이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는 2017년 그의 성장이 기대된다.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 영화 개봉 후 주변 반응은 어떻던가.
"가족들은 '축하해, 잘 봤어' 그 정도?(웃음) 친구들은 좋아했던 것 같다. 내 평소 모습을 아니까. 관객 분들은 실제 나를 잘 모르고 봉길이로 인사를 드렸기 때문에 '쟤는 원래 저런 애일 것 같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다."
-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가.
"난 조금 아쉬웠다. 물론 만족한 부분도 있는데 항상 '이렇게 할걸, 저렇게 할걸'이라는 생각은 드는 것 같다. 주연이었다면 아쉬움이 더 컸을텐데 조연의 역할이 있으니까. 다음에 주연을 맡게 된다면 '이번에 준비했던 것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겠구나' 싶었다."
- 연기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지지 않나.
"진짜 어렵다. 점점 나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준비와 평가가 늘 비례하지는 않더라.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신은 100점짜리 준비를 했고 이 신은 30점 정도 밖에 준비하지 못했는데 나오는 결과는 그 점수와 똑같지 않다. 그래도 억울하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는 않을텐데.
"억울하게 생각하는 순간 연기는 발전하지 않고 용기낼 수도 없게 된다. 그게 어떻게 보면 성실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내 성격 자체는 성실한 편이다.(웃음) 예기치 못한 순간들이 왔을 때, 굳이 촬영이 아니라 오디션을 보기 전이라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맞닥뜨릴 때 필요한 순발력도 키워야 할 것 같다."
-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무엇인가.
"나랑 다른 성격의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확신없는 일을 할 때 환경까지 불편하면 힘들다. 내 도전을 받아 들여줄 환경이 돼 있으면 더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어쨌든 어떤 일이 되고 말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어려운 것이 용기라 생각한다."
- 실제 성격은 봉길이와 전혀 다른가.
"솔직히 봉길이는 아니다.(웃음) 착한 것은 맞는데 봉길이처럼 나약하지는 않다. 받아들이는 것도 빠른 편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느껴지는대로 연기하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나만 그런 성향일 수도 있는데 준비한대로, 생각한대로 연기하지 못하면 배우는 겁을 내기 마련이다. 그런 마음을 많이 걷어냈다."
- 오디션을 힘들어 하는 배우들도 많다.
"힘들지는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 신인이지만 너무 저자세를 보이지는 않으려고 한다. 오디션 감독관과 나의 관계는 고용주와 고용인은 아니지 않나. 예의는 지키되 그 선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최대한 보여 드리려고 한다. 자신감을 안 보이면 그들이 볼 때도 내가 작아 보인다. 매력적인 사람을 찾는건데 너무 사회 초년생 티를 내면 믿음이 안 갈 것 같다."
- 나름 노하우도 생겼나.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다. 소속사를 찾기 전까지 합치면 100번~150번 정도는 본 것 같다. 그래서 '아, 오늘은 내가 못했다. 잘했다' 정도는 객관화 시킬 수 있게 됐다. 최종까지 갔다가 떨어지는 경우에도 '내 것이 아니었나보네. 안 맞았나봐'라는 식으로 털어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 오디션에서 떨어진 작품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하나.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유독 진짜 되고 싶은 작품이 있다. '이건 진짜 꼭 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떨어지면 자책을 많이 한다. 그리고 누가 됐는지, 어떻게 연기 하는지 지켜보게 된다. 그럼 대부분 '저래서 합격했구나. 억울해 할 필요가 없네'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럴 때 자극을 받는다."
- 활발히 활동하는 또래 배우들에 자극받기도 하겠다.
"아직 25살이라 그런지 또래 배우들 보다는 선배들에게 더 자극받고 배운다. 항상 찾아보고 공부하는 분들은 형인 경우가 많다. 형들이 내 나이대 어떤 작품을 했는지, 어떤 연기를 했는지 많이 찾아본다."
-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
"개인적으로 송중기·이제훈 선배님을 좋아한다. 두 분이 신인 시절일 때부터 좋아했다. 이제훈 선배님의 '파수꾼'을 몇 번이나 봤고, 송중기 선배님이 나온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도 많이 봤다. 모든 분들이 느끼셨을테지만 당연히 잘 되실 줄 알았다. 계속 좋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무 멋진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