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가 ‘2017년 골프계 기대되는 장면’들을 소개하면서 꼽은 흥미로운 뉴스 중 하나다.
‘장타왕’ 버바 왓슨(39·미국)이 3일 국산 골프공 생산업체인 볼빅과 공식 계약을 발표해 벌써부터 골프팬들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왓슨은 6일 하와이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시작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7 SBS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부터 볼빅 공을 사용한다.
볼빅의 컬러볼에 흥미를 드러내왔던 왓슨은 두 달 여 테스트를 통해 볼 교체를 결정했다. 계약 조건도 업게 최고 대우다. 4년+1년 기간에 스톱옵션을 포함 연 120만 달러(약 14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공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상의 소매에 볼빅 로고를 달고 뛰는 조건이다.
왓슨은 마스터스 2회(2012, 14)를 포함해 PGA투어에서 통산 9승을 거뒀다. 세계 10위 왓슨은 장타왕을 다섯 차례나 차지한 ‘거포’이기도 하다. 볼빅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스타성 높고 개성 있는 왓슨을 낙점했고, 순수 계약금만 10억원이 넘는 공격적인 베팅을 했다.
그러나 왓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돈이 아닌 컬러였다. 왓슨은 “게임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 와중에 볼빅의 컬러볼을 보게 됐다”며 “나를 비롯해 캐디와 우리 팀원 모두 공을 써보고 결정했다. 컬러를 통해 내 게임과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털어놓았다. 30년 동안 다른 브랜드 공을 쳐왔던 왓슨은 이번에 처음으로 변화를 줬다.
그는 이어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의 공으로 골프를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도 자신이 원하는 컬러볼이 있으면 골프채를 들 수도 있다. 컬러볼은 골프의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날 왓슨은 볼빅 S4 핑크볼로 첫 공식 연습 라운드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왓슨은 핑크볼만 사용할 예정이다. S4의 컬러볼은 모두 왓슨 맞춤형이다. 핑크색 드라이버를 쓰는 왓슨은 핑크볼까지 사용해 자신의 화려한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그리고 마스터스에서는 특별 제작된 그린볼로 통산 세 번째 그린재킷을 겨냥할 예정이다. 왓슨은 “볼빅 골프공의 화려한 색상은 물론 부드러운 타구감과 정확한 샷 컨트롤이 마음에 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볼빅은 지난해 65개국에 골프공을 수출해 1000만 달러(약 12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왓슨의 영입으로 해외수출액 100% 이상 상승을 비롯해 미국 시장 점유율 3%에서 5%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왓슨은 볼빅의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이끌 최고의 적임자다. ‘볼빅은 여성용 공’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