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중Dol'은 일간스포츠의 인기 인터뷰 '취중토크'의 젊고 가벼운 스핀오프 버전입니다.
예능에 떴다하면 웃음은 보장된다. 쾌활한 모습으로 솔직한 멘트를 쏟아냈더니 1월 현재 고정프로그램만 무려 다섯개. JTBC '힙합의 민족2' tvN '편의점을 털어라' '동네의 사생활' MBC 드라마넷 '취향저격 뷰티플러스2' 스카이드라마 '주크버스' 등 음악예능부터 인문교양프로그램까지 다채롭다. 래퍼 딘딘(27)은 그렇게 '예능대세'가 됐다.
인터뷰 당일에도 오전 라디오부터 꽉 들어찬 일정을 소화했다. 딘딘은 "피곤할 땐 역시 술이죠. 원래 소주파인데 이건 맛있네요"라며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키며 피로를 해소했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에도 "라디오 녹음 스케줄이 있어서 조금만 마실게요"라며 대세의 바쁜 스케줄을 대변했다.
딘딘의 예능인생 시작은 Mnet '쇼미더머니2'였다. 랩퍼로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에 오디션에 출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슬픔도 잠시, 곧장 기회가 찾아왔다. 이현도 사단에 입성하고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하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얼굴을 알렸으니 다음은 래퍼의 꿈을 이룰 차례. 2016년 바쁘게 활동하는 와중에도 4개의 노래를 냈다. 싱글 2개, OST 2개를 내며 본업을 놓지 않았다. 최근엔 MBC '무한도전' 힙합X역사 콜라보 '위대한 유산' 특집을 통해 '독도리'를 내고 차트 상위권에 안착했다. 쉼 없이 전방위 활동을 이어왔던 지난해를 돌아보며 딘딘은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지 못한 꿈도 많다"고 말했다. 정유년에도 직진 행보를 다짐하는 그를 서울 성수동 한 맥줏집에서 만났다.
※취중Dol①에서 이어집니다.
-방송계 소문난 인맥부자던데요. "진짜 친한 사람은 김기리, 매드클라운, B.A.P 방용국 모두 형이에요. 용국 형은 지금 아파서 방송은 못하지만 나랑 슬리피 형이랑 은 가끔 만나서 이야기해요. 매드클라운 형이랑은 음악이야기를 많이 했고, 김기리 형이랑은 이상한 개그를 쳐요. 김기리 형이 SNS에 올린 몸캠동영상 보셨어요? 제 핸드폰에 '몸캠남'이라고 저장돼 있어요."
(김기리가 몸캠동영상 루머에 휩싸이자, 호미와 삽 등을 이용해 몸을 진짜 캐는 영상을 올려 사실무근임을 해명했다.)
-이분들과 컬래버레이션할 생각은 없나요. "매드클라운 형이랑은 '무한도전-위대한유산' 특집 때 직접 섭외했어요. 한 번만 도와달라고. 김기리 형은 진짜 랩 욕심이 많아요. 자기가 진짜 래퍼인 줄 알아요. 사실 기회가 되면 재미있는 작업하고 싶죠. 형돈이와 대준이, 유브이 이런 분들 부러워요. 하지만 저는 지금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아요. 어중간한 사람이 애매한 노래내면 바로 바보되는 거예요. 양세형 형이 저를 끌어준다면 할 의향은 있어요. 제가 나서서 하기엔 아직 멀었죠."
-지인들과 만나면 무슨 대화를 하시나요. "인생 이야기를 해요. 요즘엔 제가 외롭다고 많이 해요. 외로움을 잊으려고 한동안 술을 많이 마셨어요. 일하는 건 좋고 행복한데 내 개인적인 일상이 없다는 기분이 들어요.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같이 행복한 이야기하면서 풀텐데 형들이랑 자꾸 인생이야기를 하다보니 공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제 클럽은 끊었나요. "안 간지 한달 반 됐어요. 슬리피 형도 가상아내(이국주) 만나고 클럽 끊었어요. 사실 제가 클럽 가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근데 요즘에 가면 사진이 찍혀요. 내가 항상 오던 곳인데 일주일 사이에 주변 반응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를 실감했어요. 전에 어떤 여성분과 사진 찍힌 적이 있는데 굉장히 억울해요. 술 한 잔도 안 마신 상황에서 그 여성 분이 옆에 앉기에 '이따 제 친구들 오니까 자리 비켜주세요'라고 귓속말했거든요. 주변이 시끄러우니까 손으로 가리고 말한건데 사진으로 보니 분위기가 이상하더라고요. 클럽 나와서 아는 형이랑 소주 6병 나눠마시고 집가서 잤는데 이런 사진 찍히고 욕 얻어 먹으니 정말 억울하더라고요. 요즘엔 클럽 가서 노는 게 참 쓸데 없다는 걸 느껴요."
-철이 드는 건가요. "부쩍 느껴요. 너무 빨리 철이 드는 것 같아요. 제가 찾는 여자는 클럽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결혼생각이 드나요. "결혼을 일찍하고 싶었어요. 부모님이 나이가 많으셔서 얼른 손주보여드리고 싶거든요. 그런데 주변 형들이 아직 미혼이에요. 유일하게 매드클라운 형만 결혼했죠. 이현도 형이 저한테 '넌 이 길로 들어온 이상 평생 외로울거야'라고 했는데 저는 현도 형처럼 살기 싫어요. 빨리 행복한 가정 꾸릴거예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요. "현명한 여자가 좋아요. 사랑받고 자란 지혜로운 여자. 아무리 미인이라도 사랑을 못받고 자란 분이라면 만나는 분위기가 다운되더라고요. 그런데 사랑받고 자란 친구는 함께 있으면 그냥 행복해요. 또 감정이 치우지지 않을 현명한 분이였음 좋겠어요. 제가 감정적이라서 같이 감정적이면 정말 큰일날 것 같아요."
-연상녀를 만나셔야겠네요. "위로 누나가 둘이 있어서 그런지 실제로도 연상이 편해요. 근데 나이를 다 떠나서 그냥 외로워요. 요즘엔 엄마까지 연애하라고 해요. '연애 좀 해야겠다. 이러다 홀아비로 늙겠다'면서 저보고 너무 아저씨같대요. 엄마가 원래 여자친구 생기면 굉장히 싫어하셨거든요. 그래서 결혼하면 드라마처럼 고부갈등 일으킬 줄 알았어요."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있을까요. "일하는게 재미있어요. 계속 바쁘고 싶어요. 회사에다가 일 더 많이 잡아달라고 해요. 작가님이 시키는 거면 뭐든 다 하려고 하고요. 당장은 힘든데 결국은 좋은 일로 돌아오더라고요."
-앨범활동도 꾸준히 하시는데 힘들지 않나요. "방송이랑 음악작업은 별개예요. 음악은 영감이 오는 순간 바로 녹음을 해서 작곡팀에 보내요. 이런 느낌이면 좋겠다 설명해놓으면 작업을 해주세요. 예능 촬영하다가도 영감이 오는데 그럴 때 정말 미쳐요. 음악 생각과 웃겨야 한다는 의무가 교차되는 거죠."
-꿈꾸는 컬래버레이션이 있다면요. "딘이랑 하고 싶어요. 팀명 딘딘딘, 곡제목 3D, 피처링 쌈디. 친분은 없어요. 하지만 딘이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태어난 월이 같고, 이름도 외자로 같죠.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형·누나로 모시는 기준이 따로 있나요. "일단 SM YG JYP 3대 기획사 분들은 모두 형, 누나입니다. 특히 트와이스 누나들은 챙겨야죠. 제 나름의 리스펙트인거죠. 또 말실수를 줄이게 되더라고요. 무조건 형 누나 호칭을 사용하니까 저도 편해요."
-팬클럽 흥미딘딘에서 들었던 기분 좋은 말은 뭔가요. "저보고 잘 생겼대요. 그 말이 제일 기분이 좋아요. 노래 좋다는 말은 별로 들어본 일이 없어요. 팬들이 정말 냉철거든요. 요즘 랩 잘한다 정도로 말해줘요."
-팬들이 생일날 빅뱅패키지를 선물했다고요. "제 얼굴이 있는 선물보다 빅뱅 형들 얼굴이 있는 선물이 3배 정도 많아요. 처음엔 당황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정말 고맙더라고요. 쉽게 구할 수 없는 물건들이에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나온 '바람났어' 앨범 그거 못구하거든요. 응원봉 세트에 한정판 DVD까지 진짜 고마웠어요. 지드래곤 형 기억 속 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 게 제 소망이에요.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둘만의 우정을 간직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