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체육총국은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 구단의 지나친 지출, 외국인 선수의 과도한 연봉, 유스팀 훈련 경시 등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단 재정상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선수 이적료와 연봉에 상한을 둬 비이성적인 투자를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도는 분명하다. '패닉바이'에 가까운 최근 중국 슈퍼리그의 과도한 선수 영입을 막겠다는 얘기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축구굴기'를 기치로 삼은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유럽의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거액을 투자했다. 디디에 드로그바, 니콜라 아넬카 등 전성기를 지났지만 명성 있는 선수들이 중국 무대를 거쳐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투자는 보다 공격적으로 변했다.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아닌,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천문학적 이적료와 연봉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상하이 선화는 카를로스 테베즈에 이적료만 4000만 파운드(약 589억원)를 베팅해 품에 안았고, 상하이 상강은 오스카를 6000만 파운드(약 884억원)의 이적료를 주고 데려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에이전트가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 슈퍼리그 한 구단은 호날두에게 이적료만 2억5000만 파운드(3683억원), 연봉 8500만 파운드(1252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막대한 자금을 자랑하는 중국 구단들이라지만 이 정도의 지출은 팀의 근간을 흔들기 충분하다.
이처럼 도를 넘은 '패닉바이'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브레이크를 걸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중국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거액을 투자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겠다는 보도에 '거액의 이적료가 없다면 누가 중국 슈퍼리그로 이적하겠나?'는 조소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 선수들에게 중국이라는 땅은 돈이 아니면 별다른 이점을 주지 못하는 리그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표팀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서 스타 선수들의 유입마저 끊기면 중국의 '축구굴기'는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패닉바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러한 개입은 오히려 '축구굴기'를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봐야한다. 실제로 체육총국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상한선 제시와 동시에 리그 점수 합계방식 조정을 통해 중국 선수 기용을 늘이고, 21세 이하 중국 선수들을 매 경기 출전 명단에 포함시키는 등 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을 함께 내놓았다.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축구 토양을 가꾸고 개발해나가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 그것이 왜곡과 변질 없는 축구굴기의 본질이다.
상상 이상의 '차이나 머니'로 이적시장을 달구던 중국의 기세는 이번 규제로 한풀 꺾일 수 있다. '공한증'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국 축구대표팀은 당장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탈락의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을 '한 수 아래'의 이웃이라고 마냥 무시하기는 꺼림칙하다. 적어도 중국이 축구굴기 정책을 지속하는 한 발전의 가능성을 보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당장 프로축구연맹 수장을 결정하는 총재 선거에 단 한 명의 기업인도 입후보하지 않은 K리그의 현실을 떠올리면 더욱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