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열리는 제11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 후보자 등록이 지난 2일 마감됐다. '아무도 총재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수군대는 가운데, 권오갑(66) 현 총재가 연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이 점쳐졌다. 그러나 6일 후보자 등록 결과 발표에 앞서 신문선(59) 전 성남FC 대표이사(현 명지대학교 교수)가 단독 입후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 전 대표이사의 단독 입후보는 사실이었다. 연맹은 이날 오후 신 후보가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으며 선거인단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투표 일정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신 후보 쪽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공약과 포부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가 단독으로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가장 우려한 부분은 타이틀 스폰서 확보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연맹 총재가 하는 역할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K리그의 재정 확보로, 타이틀 스폰서 확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시즌까지 타이틀 스폰서로 K리그에 35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업인 출신이 아닌 신 후보는 상대적으로 타이틀 스폰서 확보에 약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자생력이 떨어지는 K리그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당면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자연히 총재 선거에 나선 신 후보에게도 타이틀 스폰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물론 신 후보도 자신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은 잘 알고 있었다. 기자회견에 나선 신 후보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프로축구에 산적한 많은 문제가 있는데 다들 내게 35억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만 묻는다. 타이틀 스폰서로 받는 35억 원으로 연맹이 운영되는데, 결국 그 돈으로 승부조작이 나왔고 프로축구가 불량품이 됐다. 불량품인 프로축구를 매개로 어떻게 또다른 상품을 만들겠나"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대기업 구단주가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한 타이틀 스폰서는 오히려 프로축구 구매 광고주들의 참여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었다"며 "이를 걷어내고 새로운 광고주들을 확보하기 위해 내가 직접 나서 영업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성남FC 대표이사 시절의 예시를 들며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답변은 없었지만, 신 후보의 자신감은 총재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신 후보는 "입후보 결정 전 대의원들과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북, 울산, 부산 등 협회 5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협회에서도 진영 논리가 아닌 산업적 시각에서 헤아려 보시길 권한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벌 규정 즉각 수정 강화 ▶구단 재정건정성 확보를 위한 단계적 제도 마련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수익분배 정책 실현 ▶축구인 출신 전문경영인의 시각에서 한국프로축구의 마케팅 극대화 전략 마련 ▶중계권 가치 상승 및 판매 확대 ▶총재에게 부담시키던 관행 타파 등의 6가지 제언을 남겼다.
총재 선거까지 남은 날은 불과 열흘 남짓, 자신만만한 신 후보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낳고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리고 연맹은 권 총재의 연임이든, 신 후보의 당선이든 두 가지 길 앞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