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언제 어디서나 복병은 존재한다.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빌리 엘리어트'가 같은 날 재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제69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자비에 돌란 감독 '단지 세상의 끝'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세 작품은 흥행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스크린의 판도를 살짝 흔들기에는 그 존재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더킹 줄거리: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 출연: 조인성·정우성·배성우·류준열 감독: 한재림 등급·러닝타임: 15세관람가·134분 개봉: 1월18일 300톡: 뉴스와 영화의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이쯤되면 리얼리티 다큐멘터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너무 많이 쏟아진 정보도 영화에는 독이다. '내부자들' 보다 강렬하지 않고, 그렇다고 오락영화의 재미를 120% 살려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더 킹'에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가장 상업적인 비주얼 조인성 정우성이다. 대한민국에 저런 비주얼의 검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라 돋보인다. 깨알 웃음은 의외로 정우성 담당이다. 망가짐을 아는 멋진 남자다. 러닝타임 내내 흘러나오는 조인성의 내레이션은 호불호가 갈릴 전망이다. 하지만 그 불호를 배성우의 영악한 연기, 조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류준열의 묵직함이 채운다. 김아중·이주연 등 여성 캐릭터의 활용도는 역시 아쉽다. 러닝타임의 문제였을까. 그 외 굉장히 많은 인물, 많은 얼굴들이 등장하지만 단역조차 되지 않는 쓰임새가 끝이다.
▶공조 줄거리: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위한 남북 최초 공조수사에 투입 돼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의 예측할 수 없는 팀플레이. 출연: 현빈·유해진·김주혁·장영남·임윤아 감독: 김성훈 등급·러닝타임: 15세관람가·125분 개봉: 1월18일 300톡: '언제적 남북이야기, 언제적 형사이야기냐'는 반응이 상당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재미 하나만큼은 잡고 간다. 코믹과 액션의 완벽한 콜라보레이션이다. 여기에 관객들을 꼭 한 번씩 '심쿵'하게 만드는 가족 스토리까지 담아냈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진부하지는 않다. 다만 '2017년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의 시대 착오적인 발상들이 곳곳에 숨어있을 뿐이다. '공조'는 현빈과 유해진의 영화. 그리고 현빈 유해진이 곧 장르다. 현빈이 움직이면 액션 스릴러, 유해진이 움직이면 코믹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환상 호흡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빈 유해진 뿐만 아니라 김주혁에 장영남 임윤아 이동휘로 이어지는 전 배우진의 연기력은 빈틈없이 쫀쫀하다. CJ엔터테인먼트와 JK필름은 무엇이 상업영화인지 무섭도록 명확하게 알고 있다.
▶단지 세상의 끝 줄거리: 불치병에 걸린 유명 작가 루이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지만 사랑하면서도 서로에서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 출연: 가스파르 울리엘·마리옹 꼬띠아르·레아 세이두·뱅상 카셀·나탈리 베이 감독: 자비에 돌란 등급·러닝타임: 15세관람가·99분 개봉: 1월18일 300톡: 69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에큐메니컬상까지 2관왕에 빛나는 수상작이다. 프랑스의 천재 극작가 겸 연출가인 장 뤽 라갸르스의 동명 희곡을 영화화 한 작품으로 오는 2월 치러지는 89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마지막 관문 쇼트리스트에도 올라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개봉 첫 주 만에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대중성과 흥행성을 모두 입증했다. '문학적인 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겨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해외 평단의 호평이 뒤따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다섯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좋다. 가족간의 애정 분노 원망 그리고 애틋함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오로지 연기력 하나로 승화 시켰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단지 세상의 끝'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애정을 당부하며 내년 한국 방문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