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독일 국가대표 루카스 포돌스키(32·갈라타사라이)가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독일 빌트지는 16일(한국시간) "빗셀 고베가 갈라타사라이에서 뛰고 있는 전 독일 국가대표 포돌스키 영입을 추진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포돌스키는 갈라타사라이와 2018년까지 계약돼 있으나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고베로 팀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내용까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독일 매체인 익스프레스는 "3년 계약에 연봉 800만 유로(약 100억원)가 될 것"이라며 포돌스키의 일본행에 힘을 실었다.
현재 고베는 골키퍼 김승규(27)를 비롯해 공격수 레안드로, 미드필더 니우통, 웨스클레이(이상 브라질) 등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J리그가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확대함에 따라 국적 관계 없이 최대 5명의 선수를 보유할 수 있어 포돌스키 영입에 걸림돌은 없다.
일본 언론은 '슈퍼스타' 포돌스키의 일본행에 쌍수를 들어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은 J리그 출범 초기 '하얀 펠레' 지쿠(64)와 카를로스 둥가(54) 등 은퇴를 앞둔 유명 스타들을 불러들여 인기 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디에고 포를란(38·CA 페냐롤)이 세레소 오사카에서 두 시즌 동안 뛰며 J리그에 '포를란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유럽 축구 스타의 이적으로 마케팅에서 확실한 효과를 본 J리그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사간 도스가 잔루이지 부폰(39·유벤투스) 영입을 시도하는 등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더구나 최근 영국 미디어그룹 퍼폼과 10년간 2조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맺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미 극동아시아는 중국 슈퍼리그의 선도 아래 '빅 네임' 영입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상하이 선화는 올 겨울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에서 뛰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33)를 76만2000달러(약 9억원)에 영입, 슈퍼리그의 '머니 파워'를 과시했다. 이에 질세라 상하이 상강도 지난해 1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에서 뛰던 오스카(26)를 데려오면서 이적료로만 6000만 유로(약 751억원)를 썼다. 아낌없이 자금을 풀어 선수를 데려가는 중국의 광폭행보는 EPL 등 유럽 리그를 긴장시킬 정도였다.
물론 지나친 지출 때문에 중국축구협회가 나서서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 규정을 마련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그러나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의 '빅 네임' 영입 열풍은 K리그 팬들에게는 씁쓸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일본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면 나설수록 현재 K리그가 처한 위기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중·일 3개국 중 한국은 가장 먼저 리그를 출범시킨 '형님'이지만 극동아시아 시장에서 K리그의 위상은 초라하다. '빅 네임' 영입은커녕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이끄는 총재 선거조차 기업인들의 외면 속에 표류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좋은 선수 데려오고 싶은 마음이야 누군들 없겠느냐, 하지만 영입보다 생존이 우선인 구단이 더 많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줄곧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며 위안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리그 부흥을 위해 고민만 하고 있는 사이 이웃나라들은 이미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다. 이제 정말 대안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