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KIA, 롯데는 전통의 인기 구단이다. LG는 7년 연속 100만 관중을 유치했다. KIA는 전국구 인기팀에 2015년부터 좌석 2만 석이 넘는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롯데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 관중 1~4위 기록을 독차지한 팀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좋지 못했다. 야구장으로 팬들을 불러 모을 유인이 모자랐다. 원정 팬이 많은 LG는 100만 명대를 유지했지만, 롯데의 관중 동원력은 2008~2012년에 비해 반 토막 났다. KIA도 새 홈구장 좌석 점유율이 지난해 52.1%로 '새 구장 효과'를 기대만큼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2017시즌을 향한 기대는 크다. 성적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KIA가 먼저 움직였다. 지난해 11월 외야수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원이라는 역대 FA(프리에이전트) 사상 최대 규모 계약으로 영입했다. LG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LG는 지난해 12월 차우찬에게 투수 FA 최고액 95억원(4년)을 안겨 주며 '유광 점퍼'를 입혔다. 대미는 롯데가 장식했다. 지난 24일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대호와 전격 계약하며 부산 팬들을 열광시켰다. 공식 발표액은 최형우보다 50% 많은 150억원이다.
성적과 관계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은 LG는 올해 그 어느 해보다 기대가 높다. 양상문 감독 취임 후 꾸준히 진행한 리빌딩이 결실을 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준수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세 명(허프·소사·히메네스)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로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지난해 관중은 115만7646명. 올해는 2012년의 역대 최다 관중 기록(128만9279명) 경신을 노린다.
KIA의 2016년은 리빌딩 성공과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점에서 LG와 닮은꼴이었다. 두 팀이 맞붙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역사적인 명승부였다. 최형우를 영입했고, 좌우 에이스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모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새로 영입한 팻 딘과 로저 베르나디나를 향한 기대치가 높다. 광주 팬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폭발적이다. 2월 진행되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팬 참관단 모집은 개시 7분 만에 매진됐다. KIA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반응이 매우 뜨겁다. 시즌 관중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2013년 이후 성적과 관중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었던 롯데는 올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이다. 그러나 이대호의 전격 복귀라는 대반전을 이뤄 냈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실망감에 빠졌던 부산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구단에 연간회원권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구단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10배 정도 문의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관중은 역대 최다인 833만9천577명이었다. KIA와 롯데가 좌석 점유율 70%를 달성하면 관중 80만 명이 늘어난다. 900만 관중 시대가 앞당겨 찾아온다. 지난해 LG의 좌석 점유율은 69.9%였고, KIA는 52.1%, 롯데는 43.1%였다.
광주와 대구의 새 야구장 건설, 창원과 수원을 연고로 한 두 팀의 창단, 야구 열기가 덜했던 인천과 대전의 야구팬 증가 등으로 프로야구는 최근 관중 유치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엘롯기'의 오프시즌은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NC가 새 야구장에 입주하는 2019년엔 1000만 명 관중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