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소기업의 사장 아들이 비행기에서 술을 먹고 난동을 부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에는 재벌 3세가 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아버지의 재력만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도 능력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CEO가 됐을 때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재벌총수들을 보면 창업 1세대는 없다. 모두들 부모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 3세들이다. 반면에 해마다 늘고 있는 중국 재벌들은 창업 1세대들이다. 창업자의 나이를 보면 30~40대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그 나이는 점점 어려지고 있다. 중국의 신흥 재벌들은 1990년대부터 북경대나 청화대 학생들 중심으로 3~4명이 모여 창업을 하고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 10대 재벌의 경영자와는 차이가 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고 왜 창업을 선택했을까. 그들은 대기업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 싶지 않았고, 공무원이 되지 않은 것은 국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기 싫어서라고 한다. 자신의 운명은 자신들이 결정한다는 생각들이 중국 젊은이들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창업을 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패도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고방식을 갖고 출발했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적인 재벌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창업을 준비 중인 중국 젊은이들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다. G2에 14억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수억 명이 창업에 도전하여 그중 10% 정도가 성공해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대표적인 창업자들의 이상향이다. 실리콘밸리 창업자의 평균 연령은 30대 후반이며, 한 번에 성공한 기업가는 거의 없다. 실패자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실패에 대해 책임을 묻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연속 창업자가 많은 것이다.
1948년에 창업한 일본기업 혼다는 초창기 실패를 많은 한 기업이다. 반복된 실패 속에서 성공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모터사이클을 만들었으며 혼다의 모터사이클은 세계적인 제품이 됐다. 1960년대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자동차를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회사는 앞으로 제일가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직원의 평균나이가 24세이기 때문입니다.”
젊다는 것은 두려움이 없다는 것과 통한다. 우리나라 20대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대학생들에게 졸업 후 무엇을 할 것인가 물으면 대부분 대기업 취직이라 말한다. 졸업도 미루며 젊은 청춘을 도서관에서 보낸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량진 학원에서 혼자 밥을 먹으며 책과 씨름한다. 기업에 자신을 맡기고 국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게 안전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젊은 기업인이 드문 이유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 때문이다. 재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패는 경험이며 자산임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인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중국의 젊은 재벌처럼 우리도 젊은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