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방송된 KBS 2TV 설특집 파일럿 '걸그룹 대첩 가문의 영광'은 치열한 걸그룹 대결을 펼치는 100% 라이브 노래방 애창곡 대결이라는 기획의도 그대로였다.
에이핑크·EXID·여자친구·오마이걸·레드벨벳·구구단·다이아·라붐까지 8팀이 출연해 노래 대결을 펼쳤다. 일대 일 그룹 대결은 노래방에서 부르는 애창곡을 팀 색깔로 소화해 무대를 꾸몄다. 가장 잘하는 곡을 골라 신명나게 불렀지만 보는 이들은 신나지 않았다. 심사기준도 들쑥날쑥이다. 100인의 '필(Feel) 심사위원'이 있지만 통과한 팀과 탈락한 팀의 차이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라운드는 계속 됐지만 재미는 더욱 반감될 뿐.
오프닝만이 볼거리였다. 총 8팀의 42명이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를 커버했다. 특별히 안무까지 배워가며 열정을 폭발시켰고 원조가 아닌 42명 각자의 매력으로 소화했다. 오프닝 무대에 걸그룹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폭발하는 칼군무로 시선을 끌었고 그게 끝이었다.
그나마 구구단 세정의 활약이 돋보였다. 가창력과 근본없는 막춤을 선보여 무대를 장악했다. 뿐만 아니라 랩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승전 '그 분이 오신다'에서 아웃사이더의 전매특허 속사포 랩까지 도전했다. 실제 아웃사이더가 등장해 같이 호흡했고 세정은 속사포 랩을 따라잡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노래방 경연 컨셉트는 이미 Mnet '골든탬버린'이 먼저 했기에 신선함 마저 없었다. 화끈하게 망가지자는 '골든탬버린'은 출연자들이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튜디오를 노래방으로 여기며 '흥'을 폭발하지만 '걸그룹 대첩 가문의 영광'은 모두가 쭈뼛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