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구단은 4일(한국시간) "박병호를 양도지명(DFA·designated for assignment)한다"고 발표했다. 미네소타는 전날 오른손투수 맷 벨라일(37·통산 49승)을 영입했고, 40인 로스터 내 벨라일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박병호를 제외했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mlb.com)는 '놀라운 움직임(surprising move)'이라고 표현했다. 데릭 팔비 미네소타 단장은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웨이버 상태가 된 박병호는 일주일 내 다른 팀에서 트레이드나 클레임을 걸 경우 이적할 수 있다. 원하는 팀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게 유력하다. DFA가 된 대부분의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이관된다. 경쟁을 통해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릴 수 있지만 박병호를 둘러싼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
케니스 바르가스 일단 케니스 바르가스와의 경쟁에 한 발 밀리게 됐다. 1루와 지명타자 출전이 가능한 바르가스는 박병호의 최대 포지션 경쟁자였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스위치타자인 바르가스는 지난해 타율 0.230, 10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성적(타율 0.191 12홈런, 24타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간판타자 조 마우어의 백업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바르가스가 우위를 점하게 됐다.
더 큰 문제도 있다. 바로 FA(프리에이전트) 1루수이자 통산 238홈런을 기록 중인 마이크 나폴리다. 지난해 클리블랜드에서 '30홈런·100타점' 시즌을 보냈던 나폴리는 아직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다. 오른손 파워히터 보강에 관심 있는 팀들의 영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와 탬파베이가 나폴리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가 나폴리까지 영입된다면 박병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