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7일 오후 7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홍콩 키치SC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에 맞춰져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4위에 그친 울산은 정규리그 3위까지만 돌아가는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북이 지난달 18일 AFC로부터 이번 대회 출전권을 박탈당하고, 3일 국제중재스포츠재판소(CAS)에 낸 항소도 기각되면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사실 울산 구단은 그동안 마음 편히 PO를 준비하지 못해 왔다. 모기업이 같은 현대 계열인 전북이 CAS에 항소까지 하면서 "전북의 ACL 출전 박탈이 아닌 자력으로 진출했어야 했다"는 아쉬운 마음을 느껴왔다. 그러다가 전북의 CAS 항소가 기각되면서 ACL 참가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더욱 당당한 마음으로 PO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제 PO 준비에 몰두할 때다. 울산은 AFC의 최종 결정이 떨어진 이후 선수단의 프리시즌 일정을 변경하고, 2월 중순까지 예정이던 스페인 무르시아 전지훈련 일정을 축소해 조기 귀국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귀국 뒤 울산에서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와 훈련을 해온 만큼 실전 감각도 문제없다는 평가다.
키치는 울산보다는 상대적 약체로 평가된다. 하지만 1931년 창단한 뒤 홍콩의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고, 지난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획득했을 정도로 저력이 있기에 쉽게 볼 수만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키치는 귀화선수가 많아서 선수단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사실상 '다국적팀'으로 불린다.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쿼터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김동진(35)은 2010년 러시아 제니트에서 국내로 복귀할 때 울산에 입단해 1년 동안 활약하기도 했다.
그만큼 울산의 축구 스타일과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안다. 키치의 수비진의 선봉장인 김봉진(27)은 강원FC·인천 유나이티드·경남FC을 두루 거쳤다. 키치는 이번 PO전에 한국인 선수 두 명을 중심으로 스리백 또는 파이브 백 전술을 짤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구단을 상징하는 '호랑이'처럼 용맹스럽게 이번 기회를 잡아서 2012년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울산의 신임 감독 선임 뒤 갖는 첫 공식경기를 ACL PO로 갖게된 김도훈(47) 감독은 차분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부임 뒤 아직 나의 축구 색깔을 선수단에 입히기 전이다. 큰 대회를 치르게 돼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영광스러운 대회인 만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조급해 하지 않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이 키치를 꺾을 경우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 태국의 무앙통 유나이티드, 중국의 상하이 선화-호주의 브리즈번 로어전 승자와 함께 E조에 편성된다.